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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 야구팀’서 어릴적 못다한 꿈을… 업무 스트레스 날리죠”

입력 | 2021-07-09 14:08:00

[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매달 2, 3회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경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노 교수는 기초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주 4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한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가 좋았다. 동네 친구들과 야구팀을 만들었고, 해가 질 때까지 뛰어다녔다. 야구장에서 경기를 볼 기회가 생겼다. 조명에 반짝이는 선수들의 헬멧이 인상적이었다. 순간 꿈이 생겼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9)는 유년 시절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의대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후 야구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대학에 들어온 후 야구동아리에 가입할까도 생각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레지던트 1년 차였던 2000년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선배의 추천으로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했다. 매주 일요일 경기장에 나갔다. 경기가 진행되는 2시간 반 동안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노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베스트 닥터가 됐다. 알코올, 담배, 마약, 도박, 인터넷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중독 환자를 치료한다.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분야도 다룬다. 노 교수는 여전히 일요일 경기를 기다리는 야구 마니아다.


● 20년째 사회인 야구 리그 활동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노 교수는 현재 2개의 사회인 야구팀에 참여하고 있다. 한 팀은 의사들, 또 다른 팀은 병원 동료들로 구성됐다. 각 팀은 서로 다른 리그에 속해 있다. 노 교수는 “프로야구처럼 사회인 야구도 10여 개 팀이 하나의 리그를 구성한다. 여러 개의 리그가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사회인 야구 리그는 매년 3월 시작해 10월에 끝난다.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오전 6시 반 첫 경기를 시작해 오후 7시에 마지막 경기가 끝난다. 나중에는 경기 전적을 집계해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하며 최종 우승팀도 가린다.

우승 경력도 있다. 그가 속한 ‘대한의사야구회’ 팀이 2003년 창단 첫해 우승했다. 당시 노 교수는 4년 차 레지던트였다. 전문의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때였다. 한겨울이라 운동장 구석에 불을 피워 놓고 몸을 녹이며 경기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못 말리는 야구 사랑이다. 노 교수는 “본과 시절에도 수업을 ‘땡땡이’ 치고 야구하러 갔다가 교수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심지어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도 현지 교민, 유학생, 주재원과 ‘한인베이스볼리그’에 참여했다.


● 육체 건강보다 정신 건강에 더 효과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요즘도 매달 2, 3회 경기장에서 야구를 한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까. 노 교수는 “사실 땀으로 흠뻑 젖거나 운동을 마쳤을 때의 개운한 맛은 없다”고 했다. 육체 건강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대신 정신적 만족감이 크다. 노 교수는 “사회인 야구의 가장 큰 장점은 ‘힐링’이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고 경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업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경기가 예정된 1주일과, 그렇지 않은 1주일의 심리 상태가 다르다. 다가오는 일요일에 경기가 있으면 환자를 진료할 때도 의욕이 넘친다. 반대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될 것 같으면 우울해진다. 계절적으로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우울하다. 야구를 못 하니까 그렇다. 노 교수가 할 말이 더 있단다.

“환자 중에 치매를 앓는 분이 있습니다. 평소 짜증을 많이 내는데, 야구중계만 틀어주면 얼굴 표정이 환해집니다. 야구에 빠지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 야구 잘하기 위해 체력운동 병행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야구를 하다가 두 차례 다쳤다. 한 번은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고, 또 한 번은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찢어졌다. 재활의학과 동료 교수가 “나이 들면 근육이 약해지니 부상을 막기 위해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노 교수는 어깨가 강한 편이 아니다. 공을 강하게 던지다가 어깨 파열이 올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어깨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도 한다.

4년 전부터는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다. 매주 3회 이상 30분 동안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 유산소 운동을 한다. 추가로 3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1년 동안 트레이너에게 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노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 야구를 하려면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체력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는 건강증진 효과가 크다. 덕분에 건강검진을 할 때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


스트레칭 요령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상을 막으려면 운동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효과가 좋은 스트레칭 동작을 추렸다. 모든 동작은 10~15초씩 진행하며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한다.

● 목 스트레칭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턱 밑을 두 손으로 받치고 쭉 위로 올린다(①).

다음에는 두 손을 깍지 낀 뒤 뒷목에 대고 아래로 지그시 누른다. 이어 머리를 45도 정도 오른쪽으로 튼 뒤 손으로 누른다. 이때 왼팔은 등 뒤에 댄다(②).



● 어깨 스트레칭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상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왼팔을 가슴에서 수평하게 오른쪽으로 쭉 뻗는다. 이때 오른팔로 왼팔을 눌러준다(③).

이어 왼팔 팔꿈치가 머리에 닿도록 올린 뒤 머리 뒤쪽에서 오른팔로 왼 팔꿈치를 눌러준다. 마지막으로 양팔을 앞으로 쭉 뻗는데 이때 등을 최대한 펴줘야 한다(④).



● 하체 스트레칭

양발을 어깨보다 조금 넓게 벌려 선다. 이어 왼쪽 어깨부터 왼쪽 팔까지 쭉 앞으로 내밀며 허벅지를 누른다. 허벅지 뒤쪽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좋다(⑤).

그 다음에는 선 채로 발목을 좌우로 풀어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