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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다시 원격수업…한번도 안해본 초등1 어쩌나

입력 | 2021-07-09 14:50:00

지난달 14일 경기 소재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서울 등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일선 학교들이 혼란에 빠졌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일선 학교들은 이날 오전부터 긴급하게 교내 회의를 열고 전면 원격수업 전환 검토에 들어갔다.

전날(8일) 이미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여름방학을 코앞에 두고 올해 최대 위기라는 반응이다.

수도권 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은 지난해 말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당시에도 수도권은 3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장은 “여름방학을 2주 남겨뒀는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해서 교사도 다들 우울해하고 있다”며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오면 남은 학사운영을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같은 경우 1·2학년 저학년 학생을 두고 우려가 크다. 올해 두 학년은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돼 매일 등교를 이어와 원격수업 경험이 많지 않다.

2학년은 지난해 경험이 있어서 1학년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원격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오는 13일까지 원격수업 전환을 마쳐야 해서 준비기간도 길지 않다.

교육당국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EBS(한국교육방송공사) 방송으로 학습하거나 학습꾸러미를 별도로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거리두기 단계가 2개가 격상하는 바람에 학교에서는 원격수업 전환 준비가 시급하다”며 “EBS 방송도 학교와 학급마다 상황이 달라 활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장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만 수업을 전면 원격으로 전환하기보다 일정 부분 문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갑철 서울 보라매초 교장은 “학교를 일부 열어놓은 상황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를 경험한 만큼 다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사실상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미 예고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기준에 맞게 학사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말고사가 끝난 일부 학교는 당장 12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 여름방학까지 1학기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 고등학교는 최소 규모로 다음 주에 진행하기로 했던 교내 축제마저 취소했다.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원격수업 경험이 많아 전면 원격수업 전환에 큰 무리가 없는 상태다. 다만 취업이나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3학년은 등교가 안정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상욱 서울로봇고 교장은 “현재는 전면 원격수업 전환이 불가피하지만 향후에는 4단계가 되더라도 백신을 접종한 고3은 등교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돌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 중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학교 여건이나 돌봄 수요를 파악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실당 10명 내외를 유지하면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윤모씨는 “방학까지 열흘 정도 남았는데 아이를 가족들에게 또 맡겨야 할 거 같다”며 “학교보다 학원이 문제인데 학교부터 닫아버리니까 난처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