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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지기 반려견이 백혈병 앓자, 함께 마지막 여행 떠난 주인

입력 | 2021-07-09 23:00:00

Coventry Dog Walkers 페이스북


백혈병에 걸린 반려견과 마지막 여행을 떠난 주인의 이야기가 세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8일(현지시각) 영국 BBC에서는 래브라두들(래브라도 레트리버와 푸들을 교배한 개) 종을 키우고 있는 카를로스 프레스코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프레스코의 반려견인 몬티는 18개월 동안 백혈병을 투병 중이었다. 몬티가 곧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프레스코는 그와 함께 최근 웨일스 브레콘비컨스 국립공원에 있는 펜이팬에 올랐다.

포이스 카운티에 속하는 펜이팬의 높이는 886m로 웨일스 남부 지역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10살을 맞은 몬티는 백혈병 진단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했다. 초기에는 화학요법으로 치료 효과를 봤지만 8주 전에 병이 재발하고 말았다.

Coventry Dog Walkers 페이스북


프레스코는 “몬티의 기력이 점점 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근육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았다. 그래서 몬티는 잠깐은 걸을 수 있지만 많이 가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몬티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던 중 프레스코는 그와의 여행을 계획했다. 웨일스 지역으로 이동한 프레스코와 몬티는 일주일 동안 브레콘에 머물렀다.

프레스코는 아픈 몬티를 작은 손수레에 태워 이동했다. 정상에 가기까지는 쉽지 않았지만 이들을 본 사람들이 프레스코를 도와 수레를 끌어줘 이들은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프레스코는 BBC에 “몬티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했다”라며 “누가 몬티 곁에 있으면 그 사람에 앞발을 올리거나 허벅지에 턱을 대고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는 듯 쳐다봤다”라고 말했다.

Coventry Dog Walkers 페이스북


여행을 다녀온 뒤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몬티는 6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프레스코는 “몬티가 ‘아버지의 날’까지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친구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몬티는 죽기 전 정원을 산책하고 내 발밑에 있었다”라며 “내가 일어났더니 몬티는 이미 세상을 떠나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프레스코는 런던으로 돌아가 몬티를 가족들이 있는 집 정원에 묻었다. 그는 “몬티는 10년간 내 곁에서 함께 한 특별한 친구였다”며 “평안히 잠들었길 바란다”고 몬티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