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2021.7.9/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유행의 경우 젊은 층 감염 비율이 높은 탓에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들이 가는 생활치료센터 병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병상을 제때 확충하지 못하면 곧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국 38곳의 생활치료센터에서 운영 중인 병상은 6607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여유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병상 가동률은 절반 정도(48.4%)였다. 그런데 7일 오후 8시엔 병상 가동률이 66.1%로 높아졌다. 불과 일주일 만에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가 1139명 늘어났기 때문이다. 생활치료센터 병상 추가 확보가 없다면 앞으로 2주 안에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특히 전국 신규 확진자 5명 중 4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의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76.9%까지 올라갔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9일 250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1곳을 개소하는 한편, 다음 주까지 2000병상을 순차적으로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환자의 경우 자택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상이 경미한 환자가 병상을 차지하면 입원 치료가 꼭 필요한데도 입원하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당장 적용이 쉽지 않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택 치료가 환자를 집에 방치한다는 뜻은 아니다. 환자는 집에 있더라도 의료진이 체계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며 “유행 상황이 급박한 지금 당장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