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취재윤리 위반 사과” 尹측 “범죄 될수도… 법적 조치”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취재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하는 물의를 빚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MBC 취재진은 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단독주택 앞에서 집주인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전모 씨 집이 맞냐”고 물었다. 이 집은 김 씨의 2008년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인 국민대 전모 교수가 지난해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A 씨가 “그분은 이사를 갔다”고 하자 MBC 취재진은 “어디로 이사 갔느냐” “부동산 계약할 때 어디 부동산에서 했나” 등을 추가로 물었다. A 씨가 “누구냐”고 묻자 MBC 취재진은 “파주경찰서 경찰”이라고 답했다. 당시 MBC 취재진 2명이 현장 취재를 했고 승용차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A 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9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박사논문을 검증하기 위한 취재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피해를 입은 승용차 주인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MBC는 또 “본사는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취재진 2명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C노동조합(3노조)은 “방송강령과 세부준칙 등은 언론인이 아닌 사람으로 가장하는 등의 위장 취재를 금지하고 있다. 모두 위반 시 징계가 따르는 사규”라며 “그럼에도 거리낌 없이 사규 위반이 벌어지는 이유는 현 정부 들어 MBC 경영진의 형평성을 잃은 사규 적용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