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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30대 당대표 ‘이준석’ 한 달…‘정당 지지율 1위’ 성과

입력 | 2021-07-11 07:29: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1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 나는 국대다! with 준스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6.24/뉴스1 © News1

지난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로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이했다.

이제껏 수권정당 대표에게서 찾아볼수 없었던 소탈한 모습과 참신한 시도를 통해 당의 주목도를 높이고 외연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외부 대권주자 영입과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 등 당대표로서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소탈 행보·토론배틀·서진 정책… ‘지지율 1위 정당’ 가시적 성과

이 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파격 행보를 보이며 보수 정당의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취임 이틀 뒤인 지난달 13일 이 대표는 국회로 출근하면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해 화제를 일으켰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이 만나는 상대방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하는 소탈한 모습도 큰 관심을 끌었다.

후보 시절 ‘당직자 공개경쟁 선발’을 공약했던 이 대표는 취임 후 정치권 최초로 대변인단을 ‘토론 배틀’을 통해 선발하는 파격을 실행에 옮기며 흥행 성공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4명의 대변인단을 뽑는 ‘나는 국대다’ 공개 오디션에는 총 564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141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치러진 결승전은 같은 날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을 TV생중계·유튜브 시청자에서 모두 앞지르는 등 높은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과거에 인맥이나 여러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 정치권에 진입했던 것을 (이 대표 취임 후)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거기서 실력 있는 분들을 공개 경쟁을 통해서 뽑겠다고 한 것이 굉장히 큰 매력적인 요소였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 한 달간 영남 중심의 당 지지기반을 극복하고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취약 지역인 호남을 향해 구애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공식 일정 첫날부터 광주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는 파격을 택했다. 이어 지난 18일 두 번째로 호남을 방문한 이 대표는 전북 군산 새만금 사업 현장과 ‘군산형 일자리’ 사업 현장을 찾아 ‘호남의 구체적 미래’를 논했다.

그는 이날 전북 지역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과거사 문제에 겸허한 마음을 갖는 것을 넘어서 전라도 주민들에게 미래와 비전을 갖고 당당하게 민주당과 경쟁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게 됐다”며 “만약 민주당이 입법 등에서 미진한 게 있다면 저희가 선제적으로 전라도민과 광주 시민의 마음을 메꿀 수 있게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가 한 달 동안 보여 온 파격 행보는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지난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신규 입당자가 3만8330명으로, 일평균 1300명 정도가 신규 입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 신규 입당자 수(1만3966명)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이준석 효과’는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콘크리트 지지층’에도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12%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50%대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지만 보수 정당이 두자리수 지지율을 얻은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준석 효과’는 전국단위 정당 지지도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은 지난 6~8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32%, 민주당 31%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갤럽 정기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수치상 민주당보다 1%p라도 앞선 것은 지난 2016년 10월 둘째 주(새누리당 28%, 민주당 26%)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021.6.13/뉴스1 © News1

◇능력주의·젠더갈등 편승 당내 비판…尹 영입 등 향후 짊어질 과제도 무거워

취임 이후 그가 보인 파격 행보가 늘 매끄러웠던 것만은 아니다. 특히 그가 ‘능력주의’ 철학 하에 내세우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전부터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시험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의 대원칙과 맞지 않고 그것은 설사 정당에서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가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대표 취임 전부터 불거졌던 ‘젠더 갈등 편승’ 논란도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의 주장에 이 대표는 “여가부가 지금까지 예산을 받아 활동했음에도 지난 10년간 젠더갈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고 하는 것은 그 운영 형태나, 지금 형태로 계속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며 동조했다.

그러자 조수진 최고위원은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부처나 제도는 더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거나 그것을 통해서 한쪽의 표를 취하겠다고 해서는 또 다른 결의 ‘분열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국민의힘이 젠더갈등에 편승하고 부추기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취임 이후 소기의 성과를 거둔 이 대표지만 향후 짊어져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정권교체를 위해 높은 국민적 신망을 얻고 있는 당 밖 대권주자를 영입하는 문제와 자신의 ‘쇄신책’에 반발하는 기성 정치권을 설득하고 당을 이끌어 가는 일이 그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앞으로도 이 대표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이에 반발하는 당내 세력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 여론을 등에 엎고 잘 헤쳐나가야 한다. 국민 여론 없이 이 대표는 버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밖 대권주자를 영입하는 것도 과제”라며 “본인의 정치력 만으로 한계가 있지만 대선 경선 룰을 결정할때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늘리는 등 내부 반발을 극복하고 이들을 위한 판을 잘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