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택한 노후 원하면 리츠, ETF 투자해야”
김경록(59)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는 노후 자산관리 방법으로 리츠와 ETF 투자를 제안한다. 김 대표가 꼽은 국내 은퇴자의 노후 대비 문제점은 부동산과 창업 편중. 7월 5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됐지만 앞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수억 원 종잣돈을 긁어모아 ‘블러드 오션(blood ocean)’ 분야에서 창업하는 노후 대비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등의 조언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최고책임자,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3년부터 소장을 맡아 이끌던 미래에셋은퇴연구소를 올해 투자와연금센터로 개편해 ‘투자’ ‘연금’에 특화된 노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지호영 기자]
“‘블러드 오션’서 창업 마라”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자산 증식의 중요한 축은 부동산 투자다. 다만 부동산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얘기다. 부동산 유동성을 높여 현금 등 다른 자산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리츠에 투자하면 자산 유동성을 제고하면서도 부동산 투자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웬만한 상가나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노후 자금을 ‘몰빵’(집중투자)해야 된다. 위험한 방식이다. 세입자로부터 임대료를 직접 받아야 하는 등 관리도 번거롭다. 자칫 사기를 당하면 그야말로 ‘폭망’(크게 망함)이다. 반면 주식회사 형태의 간접투자기구에 투자하면 소액으로도 다양한 부동산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지분을 확보해 수익을 얻는 식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부동산시장에 투자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도 호텔, 오피스,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다양하다. 가령 미국 워싱턴 오피스나 서울 강남의 유명 백화점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간접투자로 한 번, 분산투자로 두 번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당장 현금이 필요하면 주식을 팔면 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13곳 정도지만 글로벌시장은 훨씬 규모가 크다. 성장 여력이 많은 투자처다.”
“지금처럼 부동산시장 열기가 한창 달아올랐을 때는 3~4년 뒤를 내다봐야 한다. 자산 구조를 재편할 타이밍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동산 가격이 실물경제와 달리 과열됐다고 우려한다. 올해 들어선 특히 부동산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 누구도 꼭짓점 가격을 알 수 없다. 약간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미래 산업 근간 클라우드 컴퓨팅”
“향후 세계경제의 가장 큰 트렌드는 고령화와 기술혁신이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900만 명인데, 2050년 1900만 명까지 늘어난다. 앞으로 40년 동안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도 11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으로만 구성된 중국 정도의 인구 대국이 생겨나는 셈이다. 이들이 무엇을 소비하는지에 따라 경제와 산업 분야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기술혁신을 통해 고령층이 노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생산될 것이다.”
어떤 산업이 유망한가.
그중에서 투자할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
“기술혁신이 한창인 시장의 문제는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주가 등락도 심한 편이다. 미국의 원격진료 기업 ‘텔라닥’은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혀 주목받았으나, 최근 주가가 올해 2월 초에 비해 50% 이상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유망한 산업 분야를 정해 ETF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쉽게 말하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의 기업 주식을 묶음으로 사는 방식이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97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