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고등학교 교사 제자 강제추행 혐의 팔 아랫부분 깁스했는데 윗부분 주물러 여학생 응시하며 손가락으로 볼 만지기도 재판부 "피고인, 지위 이용해 제자 추행"
제자의 팔 윗부분을 양손으로 주무르고 볼을 쓸어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교사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교사 A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지난달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도 명령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A씨는 제자인 B양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다음 해인 8월 학교 2층 생활지도부실 안에서는 B양을 빤히 쳐다보며 오른손 검지로 B양의 오른쪽 얼굴을 쓸어 내리듯 만진 것으로 파악됐다.
B양은 이후 담임교사 C씨 등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C씨를 통해 B양에게 “내 잘못이 있다고 하면 언제든지 와서 얘기를 하라”고 말하고 B양을 직접 교무실에 부르기도 했으나 B양 측은 격리 조치를 요청했다고 한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B양을 추행하지 않았고 범행 일시, 방법 등에 관한 B양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 등을 언급하며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양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범행 과정,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일관되게 했다”며 “당시 상황에 관한 묘사가 구체적이고 분명할 뿐 아니라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B양 진술 중 범행 일시나 전후 경위 등에 관해 다소 불명확한 부분도 있지만 이는 피고인의 신체접촉 등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에 따르거나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 소실 등으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학생이었던 B양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부담감, 무고죄로 처벌 받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선생님이었던 A씨에게 불리한 허위진술을 지어낼 만한 별다른 동기나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가 교사인 점을 언급하면서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할 지위에 있지만 오히려 이를 이용해 제자인 피해자를 추행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