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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영부인, 피격 후 첫 육성…“말할 기회도 없이 총 난사”

입력 | 2021-07-11 15:18:00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오른쪽)과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 인스타그램 갈무리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당시 괴한들의 공격으로 총상을 입었던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의 육성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AP·AFP통신에 따르면 모이즈 여사는 10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집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을 퍼부었다”는 내용이 담긴 2분 20초짜리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함께 있던 모이즈 여사는 총상을 입고 미국 마이애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티 당국에 따르면 대통령 암살에 가담한 용의자는 총 28명으로, 26명은 콜롬비아인, 2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으로 밝혀졌다. 이 중 17명이 체포되고 3명은 사살됐으며 나머지 8명은 도주 상태다. 범행 동기와 암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모이즈 여사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공개한 2분 20초짜리 음성 메시지. 트위터 갈무리

모이즈 여사는 “나는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눈물이 멈추지 않지만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보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가까운 미래에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하며 “나는 여러분(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티 대통령의 암살로 미주 대륙 최빈국인 아이티 정국이 혼란으로 빠져든 가운데, 국제 사회는 예정대로 연말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