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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42년만에 평택공장 매각-이전 추진

입력 | 2021-07-12 03:00:00

평택 신공장서 친환경차 생산 계획
업계선 “운영자금 확보 목적인듯”




쌍용자동차가 42년 만에 경기 평택시 본사 공장 매각을 추진한다. 그 대신 평택 내 다른 부지로 이전해 친환경차 전용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회사 매각 공고를 내고 투자자를 찾는 상황에서 실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쌍용차는 9일 평택시청에서 평택시와 ‘평택공장 이전 및 신공장 건설을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1979년 가동을 시작한 평택공장은 땅 면적이 축구장 119개와 맞먹는 약 85만 m²인 쌍용차의 유일한 생산기지다. 본사와 연구개발(R&D) 조직 등도 모여 있는 등 쌍용차의 국내 부동산 자산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평택시는 쌍용차가 평택 내 다른 부지에 공장을 마련하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현재 평택공장의 노후 정도를 감안했을 때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는 새 공장에서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재의 평택공장에서는 친환경차 생산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쌍용차가 지난달 14일부터 양산 중인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10월 유럽 판매 외에 국내 출시 계획을 내놓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는 “새 공장은 장기적인 생존 토대 구축을 위해 첨단 미래차 전용공장으로 건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 이전으로 인한 생산 중단이 없도록 현 공장부지 매각과 새 공장 건설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새 공장 부지 및 건설 일정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가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평택공장을 팔아 당장의 회사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재무상태를 개선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는 올해 3월 공시된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이 발생하자 긴급히 평택공장 부지의 자산 재평가를 벌여 당초 4025억 원이었던 가치가 6813억 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평택 지역의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 바람 등으로 이 가치가 9000억 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평택공장 매각은 지난달 28일 공고된 쌍용차 매각과는 별개로 추진된다. 국내외 인수 의향자들이 검토 중인 가운데 쌍용차는 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연내 매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