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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도 무관중 결정… 日 ‘부흥 올림픽’ 이미지 퇴색

입력 | 2021-07-12 03:00:00

원전사고 지역… 첫 경기 등 계획
야구-소프트볼 경기 관중 안받기로… 세계에 ‘안전 과시’ 목표 물거품
日, 750경기 중 724경기 무관중, 티켓 판매 수입 9400억원 날아가




일본 후쿠시마현이 애초 관중이 입장한 상태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의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9월 올림픽 유치 직후부터 “동일본 대지진을 딛고 부흥을 이뤄낸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며 후쿠시마 부흥을 강조했지만 무관중 결정으로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쿠시마에서 진행되는 7개 경기 모두를 무관중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을 3월 25일 후쿠시마현에서 했다. 또 도쿄 올림픽 첫 경기도 후쿠시마현에서 갖기로 하고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후쿠시마현 아즈마 구장에서 여자 소프트볼 경기를 치를 계획이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이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부흥 올림픽’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은 8일 도쿄도, 지바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수도권 4개 지자체에서 진행되는 모든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어 홋카이도가 9일, 후쿠시마현이 10일 각각 무관중 경기 개최를 결정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9개 지자체 중 미야기현, 이바라키현, 시즈오카현만 관중 있는 경기를 선택했다.

아사히신문은 “전체 42개 경기장 750개 경기 중 37개 경기장 724개 경기(96.5%)가 무관중으로 열린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티켓 판매 수입 900억 엔(약 9400억 원) 대부분이 사라지게 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