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아메리카 브라질 꺾고 우승 유난히 우승과 인연 없던 아르헨, 메시도 국가대표 16년 만에 정상 4골 5도움 득점-도움-MVP 올라 우승후 네이마르와 긴 시간 포옹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왼쪽 사진)가 국가대표팀 무관의 한을 풀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메시가 11일 열린 코파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전 1-0 승리가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감격에 빠져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는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의 저주가 내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불운에 허덕이며 무관의 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그토록 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아르헨티나는 전반 22분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의 결승골로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1993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대회 통산 15번째 우승으로 우루과이와 역대 최다 우승국이 됐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 코파델레이 우승(스페인국왕컵) 7회 등 숱하게 정상에 올랐던 메시는 2005년 8월 헝가리와의 평가전에서 18세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데뷔한 지 16년 만에 메이저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에 4골 5도움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 득점상과 도움상까지 휩쓸었다.
이날 결승을 치른 마라카낭 경기장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0-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고 고개를 숙였던 장소였다. 아픈 기억이 서려 있는 그곳에서 메시는 우승이 확정된 뒤 무릎을 꿇고 승리의 감격에 빠져들었다. 월드컵에서 19경기 1625분, 코파아메리카 34경기 2907분, 총 4532분 만에 조국 국기가 가슴에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우승 헹가래까지 받았다.
시상식에서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호흡을 맞췄던 브라질 네이마르와 포옹하고 있는 메시. 우승 실패로 눈물을 흘린 네이마르는 메시에게 다가가 진심 어린 축하를 해 아름다운 패자라는 찬사를 들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코파아메리카 우승으로 값진 커리어를 보탠 메시는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 수상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메시는 2019년 수상으로 역대 최다인 6회 수상을 달성했다. ‘축구의 신’이 갈 곳은 이제 월드컵 정상만이 남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