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유행, 전국으로 번질 조짐 수도권만 거리두기 4단계로 상향… 휴가철-여름방학 ‘풍선효과’ 우려 수도권 델타변이 검출, 알파의 2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유흥업소, 어린이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적 대유행이 시간문제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24명. 사흘 연속 1300명을 넘었다. 서울 등 수도권 확진자가 여전히 982명으로 많다. 비수도권 확진자도 330명이 나왔다. 1일 112명이었는데 열흘 만에 3배 가까이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건 3차 유행 때인 1월 4일(300명) 이후 188일 만이다.
제주-부산-대전 확진자 급증… 휴가철 ‘수도권發 풍선효과’ 비상
어제 비수도권 환자 330명 발생… 300명 넘긴건 1월4일 이후 처음
김해 유흥주점發 43명 확진… 울산 어린이집 감염 40명으로 늘어
소규모 산발 감염에 역학조사 한계… “선제적 거리두기 상향” 목소리도
11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뺀 비수도권 환자는 330명이다. 이는 전체 코로나19 환자 1324명의 24.9%다. 불과 4일 전인 7일 0시까지만 해도 비수도권 환자는 185명, 비중은 15.3%에 그쳤다. 비수도권의 유행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양상은 수도권 유행 초기와 판박이다. 요양병원 등 특정 장소가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 부산 대전 등이 잇따라 거리 두기 단계를 올리고 있지만 여름 휴가철 수도권 주민들의 접촉을 막지 못한다면 비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도권 빼닮은 ‘소규모 일상 감염’
이달 들어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중에는 지난해 1차나 2차 유행처럼 특정 집단 및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100명 넘게 속출한 ‘대형 감염’이 전무하다. 오히려 이번 수도권 유행의 ‘출발신호’가 된 서울 마포구 주점 관련 집단 감염처럼 일상적인 공간이 집단감염의 온상이 되고 있다.
소규모 산발 감염이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역량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은 3981명(30.7%)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 제주 등 거리 두기 격상… “아직 미흡”
비수도권 가운데 부산 대전은 8일부터 거리 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고 제주 충남은 12일부터 2단계로 올린다. 이미 제주는 최근 일주일(5∼11일)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가 15.4명으로 이미 3단계 기준(13명 이상)을 넘었다. 울산은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거리 두기 2단계 기준을 채웠지만 1단계만 적용 중이다.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은 여전히 소극적인 방역 대응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한 박자 빠른 대응으로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이 책임지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 이런 일이 더욱 잦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가까운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은 주말인 10, 11일 이틀 동안 관광객 14만 명이 찾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단계 격상을 신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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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최창환 /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