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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는 징계, 예술인들은 치하…김정은 행보 ‘확연한 차이’

입력 | 2021-07-12 10:29: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국가표창을 수여받은 중요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을 만나 축하해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당 간부들을 엄하게 단속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예술인들은 각별히 챙기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김 총비서가 국가표창을 받은 중요 예술단체의 창작가, 예술인들을 만나 축하해주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이었던 전날(11일)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해 이들을 격려해준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공화국 명예 칭호’와 훈장을 받은 중요 예술단체의 창작가, 예술인들에게 “인민이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시대의 명곡들을 창작형상해서 ‘우리 국가 제일주의’ 시대를 빛내고 인민들에게 신심과 낭만을 안겨줬다”라고 치하했다.

또 최근 김 총비서가 공연을 직접 관람한 국무위원회연주단도 표창 대상에 포함됐으며 그는 이들에게 “문학예술부문이 동면기, 침체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때에 당 중앙의 의도를 구현한 명작, 명공연들로 인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감흥을 불러일으켰다”라고 특별한 ‘만족’을 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1일 국가표창을 수여받은 중요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을 만나 축하해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신문이 공개한 기념 사진을 보면 창작가, 예술가들은 김 총비서와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밀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지난달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고위간부를 질책하고 징계 조치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김 총비서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대사건’을 계기로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일부와 당 비서를 소환(해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는 단호하고 강경한 표정으로 간부들의 고질적인 무책임성과 무능을 ‘질타’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총비서가 예술인들을 각별히 챙기는 것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과 내부 결속을 위해 선전선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집권 이후 꾸준히 ‘음악 정치’를 펼치며 예술을 선전선동에 중요한 도구로 사용해왔다.

앞서 김 총비서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폐막 후 당 간부들과 함께 관람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서는 새 노래 ‘우리 어머니’와 ‘그 정을 따르네’가 공개됐다. 김 총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담은 두 곡은 이후 노동신문 지면에도 악보로 공개됐으며 북한은 전 조직과 단위에서 노래를 배우도록 유도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술가들을 앞세워 주민들의 정신무장에 나서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예술인 출신의 현송월 당 부부장이 정치적으로도 승승장구하는 것도 예술인들에게는 ‘후한’ 김 총비서의 통치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현송월 부부장은 보천보전자악단 소속으로 ‘준마처녀’라는 노래로 인기를 끈 뒤 모란봉악단 단장을 거쳐 2017년 10월 당 중앙위 후보위원이 됐다. 이후 2019년 4월 당 중앙위원으로 임명돼 지난 8차 당 대회까지 직급을 유지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

또 현재까지 김 총비서의 새로운 ‘수행비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간부들을 향해 지적된 사항에 대한 ‘비판 토론’에 직접 참여하면서 위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