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열흘 뒤 미국 출국한 사업가…입국 후 자가격리 대상 통보 미국에서 열흘 체류하고 음성 판정 후 귀국…국내서도 음성 판정 보건소 "접종 후 2주 안 채우고 출국해 입국 후 격리 조치" 입장 "백신 맞고 3주 지났는데? 납득 어려워"...수출 계약 못해 발만 동동
“질병관리청, 구청, 보건소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습니다. 지침이 그렇다고 할 뿐 아무도 도와주질 않습니다. 당장 이달 말까지 중요한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자가격리 중이라 답답하기만 합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무역 중개업을 하고 있는 재미교포 사업가 A(66)씨는 최근 정부의 자가격리 지침 적용으로 인해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겪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지난달 11일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같은달 21일 미국으로 사업차 출국했다. 출국 이후 미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A씨는 입국을 위해 현지에서 PCR 검사를 했다. A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공항의 안내에 따라 거주지 인근 보건소로 향했다.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A씨는 다음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보건소는 A씨를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통보했다. A씨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보건소에서는 방역 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 이후 2주 뒤에 출국해야 하는데 A씨가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출국했기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A씨는 백신 접종 이후 시간이 약 3주가 지났고 미국과 한국에서 한 번씩 진행한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이 될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내에서 4일을 더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 납득이 가진 않았다.
A씨는 “백신 접종 이후 국내에서 열흘, 미국 현지에서 열흘 넘게 머문 다음 입국했기 때문에 자가격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보건소에 이같은 상황을 말했지만 ‘방역 지침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달 말 본계약을 앞두고 있어 국내 제조사 방문 협의 후 중요한 서류를 작성해 미국에 회신해 줘야 하는데 사실상 업무가 올스톱 상태”라며 “여기저기 백방으로 수소문해보고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된 PCR 검사 결과가 필요하지만, 보건소에서는 이 같은 업무 처리가 되지 않아 그 동안 자비로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해왔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백신 접종 이후에도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A씨는 “기업인을 대상으로 출국을 간편하게 하는 등 많은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작 제대로 안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출입국 이전과 이후 모두 질병청에 물어보고 싶어도 전화를 하면 받질 않았다. 정부가 해외동포 기업인을 대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