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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라는 글을 써 논란이 된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구 학생처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최근 며칠 사이 사람들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다”라며 “그런데 제가 던진 날카로운 말은 더 가시 돋친 말이 되어 돌아왔고 갈등이 생겼다. 그 책임을 지고 오늘 서울대학교 학생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구 처장은 “고인께서는 살아있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를 재차 일깨워주고 가셨다”라며 “노동 환경을 둘러싼 뿌리 깊은 학내 갈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는 물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절실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해본다”고 말했다.
구 처장은 “우리 사회 전체를 억누르는 이 질식할 것만 같은 이분법 구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싹이 트기를 바란다”라며 “조만간 이루어질 서울대학교의 공정한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루는 데 모두의 노력을 모아주시기를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들쑤시기보다는 감싸 안아 주는 것이 고인의 뜻이기도 할 것이다”라며 “저도 그 뜻을 기리는 데 일조하겠다. 다시 한 번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구 처장은 최근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 노동자 이모 씨(59)와 관련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라며 “언론과 정치권과 노조의 눈치만 봐야 한다는 사실에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구 처장은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말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