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입영을 앞둔 입영예정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2021.7.12/뉴스1 © News1
3분기(7~9월) 첫 대규모 접종이었던 55~59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되면서 ‘백신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신청을 하지 못한 55~59세 약 167만 명은 19일 추가 예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접종 일정은 불확실하다.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 접종 대상자인 20~40대의 사전 예약이나 접종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전 예고 없이 ‘선착순’으로 백신 신청이 마감되면서, 국민들이 방역당국이 내놓는 백신 일정 등에 대해 불신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상황이다.
● 백신 부족에 반복되는 ‘국민 수강신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12일 오후 3시 30분 185만 건 사전예약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55~59세 접종용 모더나 백신 확보 물량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지만 전체 352만4000명 대상자 중 먼저 예약한 185만 명만 접종이 가능한 선착순이었던 셈이다.
‘예약 마감’ 발표까지 상황도 순탄치 않았다. 55~59세 예약 신청이 시작된 12일 0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ncvr.kdca.go.kr)에는 수십만 명이 동시에 몰려 접속 장애가 속출했다. 오전 3시 30분경 동시 접속자가 80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 ‘예상 대기 시간’이 66시간에 이른다는 안내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0시부터 예약을 시도한 김모 씨(58·서울 강서구)는 “백신이 모자라 못 맞는 상황이 올까 봐 사람들이 예약을 서두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백신이 부족하다보니 밤마다 수십만 명의 국민이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지원자 수에서도 확인된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해당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 지원자는 10만9192명으로, 직전 해(7만8060명)보다 3만1132명 늘었다. 응시자에게 화이자 백신 우선접종권을 주기로 하면서 ‘허수 지원’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 4차 유행 정점, 8월에 2331명 될 수도
질병관리청은 이날 지금과 같은 유행 상황이 이어질 경우 8월 중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331명까지 늘 것으로 내다봤다. 감염자 1명의 전파력을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현재처럼 1.22로 지속될 때를 가정한 수치다. 다만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효과로 유행이 통제돼 감염재생산지수가 1.01로 감소하면 8월 말 하루 600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모두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져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한 ‘집단 면역’ 상태를 가정한 것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