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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스타트업 459곳 발굴… 이젠 세계 무대로 이끌어야죠”

입력 | 2021-07-13 03:00:00

국내 최대 ‘창업 인큐베이터’… 디캠프 김영덕 상임이사의 꿈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의 대표 격인 김영덕 상임이사(53)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2호 창업지원센터 ‘프론트원’에서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성공적인 지원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국에 상장한 쿠팡처럼 해외로 뻗어나갈 역량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들이 많지만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이들이 세계 시장이라는 바다에 나가서 마음 놓고 노 저을 수 있도록 ‘디캠프’가 등대 역할을 하겠습니다.”

올해 1월부터 국내 최대 민간 창업재단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을 이끌고 있는 김영덕 상임이사(53)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는 “내년이면 디캠프가 출범 10주년을 맞는다”며 “새로운 10년에는 디캠프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디캠프는 2012년 국내 은행들이 5000억 원을 출연해 출범시킨 국내 최초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다. 9년간 은행권이 출자한 8450억 원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459곳을 키워내며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았다.

○ “해외 진출한 스타트업의 등대 될 것”

디캠프의 2호 창업지원센터인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만난 김 이사는 기업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는 지금이 스타트업에는 최적의 성장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몸집이 큰 대기업은 코로나19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속도를 쫓아가기 어렵지만 유연한 조직과 높은 적응력을 가진 스타트업은 다르다”며 “이미 벤처펀드는 물론이고 대기업에 투자하던 자금까지 스타트업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한국의 스타트업이 좁은 국내 시장에만 갇혀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도 쿠팡, 토스, 크래프톤 등을 언급하며 “한국이 스타트업 산실이 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만 집중해 세계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디캠프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무역 활동을 지원하는 ‘종합상사’처럼 디캠프 전문 인력을 세계 곳곳에 배치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해외에 나간 스타트업과 디캠프, 투자자, 정부기관 등이 하나의 팀처럼 조직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권부터 시작해 2, 3년 뒤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톱5 스타트업 허브로”

디캠프의 스타트업 지원 실적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최근 3년간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 28곳의 기업가치는 2273억 원, 매출은 693억 원 늘었다. 고용 인원도 463명 증가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팀은 최근 3년간 디캠프의 직간접 투자와 후속 투자 등으로 창출된 고용 유발 효과가 2만4971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디캠프는 이 같은 창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등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역 인프라 확장 △은행권 협업 강화 등의 전략 목표를 세웠다. 서울 이외의 전국 각지에 원격 근무 형태의 출장 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역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은행들이 개별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센터와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앞으로 10년 안에 디캠프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10조 원으로 만들고 1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는 게 목표”라며 “이를 통해 디캠프가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톱5의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