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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논란 서울대 학생처장 사퇴

입력 | 2021-07-13 03:00:00

환경미화원 사망 관련 “갈등 책임… 외부 계신 분들도 한발짝 물러나길”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 모습. 뉴시스


서울대 환경미화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며 “역겹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구 처장은 12일 서울대 보직교수단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학교에 누를 끼쳤다. 학교를 둘러싼 잡음이 잘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 처장은 별도로 낸 입장문에서 “며칠 사이 외부 정치세력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고 또 다른 갈등의 골이 생겼다. 제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니 외부에 계신 분들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달라”고 밝혔다.

구 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학교를 찾았고 노조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정치적 파장이 생겼다. 저 개인의 발언이 서울대의 공식 입장인 것으로 비치는 것 같아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구 처장은 9일 페이스북에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 등의 글을 올렸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구 처장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다. 다른 유족이나 청소노동자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 등은 “책임을 부정하는 망언”이라며 비판했다.

구 처장은 사표가 수리될 경우 학생처장 보직에서만 물러나고, 행정대학원 교수로 돌아가 강의와 연구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