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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도발’ 日방위백서 표지에 매화 대신 말 탄 사무라이

입력 | 2021-07-13 16:15:00

독도 <자료사진> © 뉴스1


일본 정부가 13일 각의(국무회의)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2021년판 방위백서 ‘일본의 방위’를 의결했다. 독도 도발은 2005년 이후 17년째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백서에서 “우리나라(일본) 고유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자위대 부대 위치 지도 등에서도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를 표시하며 도발했다.

한국과의 방위협력을 다룬 부분에선 “한국 측의 부정적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일 방위 당국 간의 과제로 작년 방위백서와 마찬가지로 2018년 10월 한국 주최 국제관함식에서 해상자위기(욱일기) 관련 한국 대응, 같은 해 12월 한국 해군 구축함과 자위대 초계기 갈등 등을 든 뒤 올해는 “한국 해군의 다케시마 주변 해역 군사훈련”을 추가했다.

한국의 방위정책을 소개하면서 ‘한국 군비증강과 국방예산’이란 1쪽 분량의 별도 코너를 신설하기도 했다. 방위백서는 “한국 국방예산이 2000년부터 22년 연속으로 늘었고, 이미 2018년에 구매력평가(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제 소비능력) 기준으로 506억 달러(약 58조 원)에 달해 일본(494억 달러)을 넘어섰다”며 한국의 국방예산 증가를 강조했다. 한국 방위 당국자는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이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내로 묶어 온 관행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비 증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 한국 국방예산 증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방위백서 표지는 말을 탄 무사를 수묵화로 표현해 작년 후지산과 매화 이미지에서 달라졌다. 방위성 측은 “방위백서에 관심이 없는 젊은 층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호전적인 무사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는 전투기 등 장비품이나 자위대원의 사진을 주로 사용했다. 아사히신문은 “무사가 칼을 휘두르면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에 반한다는 방위성 내부 의견도 있어 무사는 (칼 없이) 말 고삐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날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와 국방무관을 청사로 불러들여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질없는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이번 방위백서를 포함해 일본 정부가 최근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강화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열흘 앞두고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논의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독도 영유권은 일본이 매년 주장해오던 것으로 한일 정상회담에 영향을 줄 일은 아니다”라며 “한일 정상이 만나는 이유도 이런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에 상황 변화는 없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응답해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