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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에서 지워진 1주일, 이러다 겨울야구 할 판

입력 | 2021-07-13 16:43:00

추후 자가격리가 50% 이상시 2주 중단 매뉴얼 신설
고척돔 포스트시즌 불가피 할 듯




숨 가쁘게 움직여야 할 올해 프로야구 시즌에서 소중한 1주일이 일정표에서 사라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리그 일시 중단 결정을 내리며 새롭게 마련한 매뉴얼로 인해 올 시즌 정규리그 완주 또한 위협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리그 30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18일 마감하기로 했던 전반기의 문을 6일 앞서 닫아버렸다.

KBO 이사회는 NC 다이노스(3명), 두산 베어스(2명) 1군 선수단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경기가 무리라고 판단, 격론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KBO에 따르면 NC에서는 선수 15명, 코치진 10명 등 총 25명이 격리에 돌입했고, 두산은 선수 17명, 코치진 14명 등 31명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됐다.

올 시즌에 앞서 코로나19 변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KBO가 야심차게 마련한 통합 매뉴얼과 어긋나는 결정이다.

매뉴얼에는 ‘구단 내 확진자 및 자가격리 대상(선수)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 대체 선수들을 투입해 리그 일정 정상 진행’이 명시돼있다.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긴 하다.

리그 진행과 중단으로 의견이 나뉜 집단 간 해석차가 발생 가능한 대목이지만, 보편적인 시각은 NC와 두산이 단서 조항을 적용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실제 두 팀은 대표팀 예비 명단 승선으로 백신을 맞은 이들과 2군에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면 충분히 엔트리를 채울 수 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처럼 2군 확진자 발생으로 엔트리 변동 없이 상당 기간을 보낸 사례도 있어 이 두 팀에만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KBO는 현재 NC와 두산의 상황을 운영 불가 수준으로 봤다.

한 발 더 나아가 KBO는 향후 구단 당 1군 엔트리 기준 선수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2주간 해당 경기를 순연한다는 새 매뉴얼까지 내놨다.

1주일 조기 중단의 당위성에 힘을 실으려는 듯한 이 매뉴얼로 KBO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거대한 폭탄 하나를 떠안게 됐다.

NC와 두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프로야구의 특성상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절반가량이 자가격리자로 분류되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새 매뉴얼 대로면 앞으로 확진자가 발생시 KBO리그는 무조건 2주 동안 중단될 확률이 무척 높다.

지금이야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는 추후 144경기 소화를 목표로 하는 KBO의 계획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이미 빡빡해진 스케줄에 2주 휴식은 글자 그대로 치명타다.

이와 별개로 예년과 같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가을야구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우천과 코로나19 등으로 취소된 것만 71경기다. 여기에 전반기 조기 종료로 30경기가 더 생겼다.

8월11일 후반기가 재개되면 각 팀들은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최대 70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올해도 11월 고척스카이돔돔에서의 가을야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벌써부터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