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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5.1% 인상, 소상공인 경영난·일자리 감소 불 보듯

입력 | 2021-07-14 00:00:00

뉴스1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치면 191만4440원, 연봉으로는 2297만3280원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첫해 6470원에서 출발한 최저임금이 5년간 41.6% 올라 사상 처음으로 9000원을 넘어섰다.

올해 협상에서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한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결정이고, 지난 2년간 2.9%, 1.5%로 인상률이 낮았던 만큼 한꺼번에 23.9%를 올려 1만 원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2018, 2019년에 16.4%, 10.9%씩 급등한 영향이 계속되면서 자영업자·중소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몰려 있다며 동결을 요구했다. 결국 경영계, 민주노총이 퇴장한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5.1%로 결정됐다.

공익위원들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인상률을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임금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손실을 감내해온 자영업자, 중소기업인들은 “폐업 증가와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현 정부 일자리 정책 실패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몇 년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계속 줄어드는 건 높아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주 15시간 미만 알바 등 초단시간 근로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도 주휴수당 부담을 줄이려는 업주들이 많은 탓이다. 주 15시간 일한 근로자가 주휴수당을 포함해 받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1003원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에서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기득권 노조가 주도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다수의 저소득층 근로자가 체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이 5% 오를 때 일자리가 최대 10만 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2018∼2020년 3년간 한국의 최저임금은 32.8% 올라 일본(9.5%), 독일(5.8%) 등 선진국보다 훨씬 인상 속도가 빨랐다. 그런데도 노사는 자기주장을 내세우며 줄다리기만 계속하고, 정부 의견을 고려한 공익위원들이 결국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일이 올해도 되풀이됐다.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 기업의 지급 능력 등 객관적인 기준과 전문가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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