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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시장 “방역 책임 떠넘기는 것, 대통령 신뢰 못한단 고백”

입력 | 2021-07-14 11:50:00

서울시청. 동아일보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4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서울시의 책임이라는 일부 여권 지지자들의 주장과 관련해 “방역 실패의 책임을 서울시장에게 떠넘기는 것은 대통령을 지키는 게 아니라 여러분 스스로 더 이상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김 부시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책임을 전가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 드린다”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다만 김 부시장의 입장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김 부시장의 사견”이라고 전제했다. 시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부시장은 먼저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따른 ‘셧다운’(4단계 방역)으로 국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는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 국민의 자발적이고 수준 높은 시민정신 덕분에 가능했던 ‘K방역’을 정권의 치적으로 자화자찬 하시다가 막상 4번째 정책실패에 따른 4차 대유행에 대해서는 ‘모두의 책임’으로 과오를 나누고 계셔서 몹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시장은 이어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데도 거리두기 완화, 소비 진작 등 섣부른 방안을 내놓은 것은 누구이냐”며 “그동안 대통령께서 무지와 무능도 모자라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면서 긴장의 끈마저 놓았을 때마다 대유행이 반복된 게 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일제히 4차 대유행에 대한 서울시 방역책임론을 들고 나왔다”며 “여당 대변인과 여당 정치인이 논리를 제공하면, 친여 방송인 등이 좌표를 찍고, 강성 지지자들이 온갖 SNS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미 팩트 체크된 거짓말을 퍼뜨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탈진실의 시대”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동아일보

또한 그는 “현재 SNS를 보면 ‘코로나 내로남불’로 도배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방역 집회’, ‘대구와 서울의 집단감염은 서울시장 탓, 경기도와 인천시의 대유행은 그냥 코로나 탓’이라거나 ‘메르스는 박근혜 탓, 코로나는 코로나 탓’이라는 망국적인 ‘편 가르기’ 또는 ‘대국민 갈라치기’가 코로나 4차 대유행만큼이나 창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부시장은 “이제 대통령께서 사실과 증거에 기반 하지 않은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강성 지지자들을 자중시키는 말씀과 중단된 백신수급 대혼란과 관련한 말씀을 ‘굵고 짧게’ 하실 때”라며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는 첫째도, 둘째도 백신이다. 대통령께서는 ‘짧고 굵게’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어떻게 백신을 확보할 지에 대한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내로남불과 국민 편 가르기 말고, 여러 차례 약속하셨던 11월 집단면역 목표로 백신 확보에 전념하시는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책임론을 제기한 이들에겐 “서울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에 관해서라면 무한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며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시민 눈높이에 모자란 점이 많을 것이다. 사실과 증거에 기반한 비판이라면 언제든 최대한 수용하고 고치겠다. 서울시민이 코로나19로부터 해방돼 일상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서울시 공무원들은 견마지로일지언정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조국 전 장관등 “다음부터는 투표 잘 하세요!”
앞서 이달 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 계정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역 대책을 비판하는 그림을 올렸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널리 확산했던 그림이다.

그림에는 ‘취임 3개월 서울시 코로나 폭증’이라는 문구와 함께 오 시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저는 방역을 풀테니 정부는 방역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조 전 장관은 “서울시민 여러분, 다음부터는 투표 잘 하세요!”라는 누리꾼의 글을 함께 공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 국회방송 갈무리


정은경 “상생방역만으로 원인 해석하기 어려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 시장의 ‘상생방역’ 때문에 4차 유행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의 질의를 받고 “상생방역만으로 원인을 해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제 생각에는 이번 4차 유행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3차 유행 이후에 한 6개월 정도 500명~600명대 확진자가 계속 누적돼 왔었다”며 “(이렇게) 누적돼온 것들이 방역 이완과 계절적인 요인이 겹쳐지면서 6월 다섯째 주부터 급증한 상황이 왔기 때문에 상생방역만으로 원인을 해석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