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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백신뿐”…‘델타’ 확산에 세계 각국 접종 속도전

입력 | 2021-07-14 14:58:00


세계 곳곳에서 느려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급격한 델타 변이 확산에 각국에서 젊은층을 백신 접종에 포함하는 등 접종 독려에 나선 데다 시민들도 “믿을 것은 백신뿐”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자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난달 델타 변이가 확산되며 각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대다수의 국가들이 인구 70%가 최소 1회의 백신 접종하는 데 도달하지 못하고 예상보다 속도가 느려져왔다. 그러나 최소 6개국 이상에서 이제까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에 스퍼트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으로 주목받았던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당초 2월 초 속도로는 3월 중순 즈음 인구의 70%가 1회 백신 접종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그러나 4~5월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등 상황이 좋아지자 5월 기준 내년 10월에나 70% 접종에 도달할 정도로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

그러나 6월 1일 마스크 의무화 해제 등 방역 완화 직후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세자릿 수로 급증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11일 기준 인구의 66%가 백신 1회 접종을 마쳤으며 현재 속도로는 다음달 5일 7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물량 공급 시점을 앞당기며 12~15세 청소년의 접종을 강력히 권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스페인,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이제껏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델타 변이가 신규 확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포르투갈은 6월 중순 이후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다 숫자를 갈아치우며 18~29세 접종을 포함했다. 그 결과 가장 느릴 때 하루 6만 건을 접종했던 때에 비해 현재 2배 빠른 속도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벨기에와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도 비슷하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백신에 대한 불신이나 회의론이 크게 감소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한국을 포함한 미국 일본 독일 등 15개국 성인 2000~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15개국 모두 “백신을 원하지 않거나 믿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4월에 비해 줄어들었다.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40%에서 26%로, 41%에서 27%로 가장 큰 폭으로 백신을 불신하는 비율이 줄었다. 미국은 34%에서 31%로, 일본은 39%에서 28%로 줄었으며 한국은 35%에서 23%로 감소했다.

하이디 라슨 런던대 위생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기 위해서는 여행 금지나 마스크 착용과 같은 조치뿐 아니라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델타 변종에 대한 우려가 일깨워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