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자신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향해 “송영길 대표의 이간계, 속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원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길 대표가 저를 관심법의 소유자로 공격하셨다. 제가 양당 대표의 전 국민 재난 지원금 합의에 대해 우리당 이준석 대표에게 쓴 소리를 했더니 송영길 대표가 이준석 대표를 옹호하고 저를 공격하면서 우리 당을 분열시키려 이간계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파일을 쌓아두고 있다더니 x파일 이슈가 커지자 홍준표 의원이 잘 알고 있을 거라고 덮어씌운 전적이 있다. 이제 이간계는 송영길 대표의 전매특허가 될 거 같다. 송영길 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판단에 아쉬움을 표현한 저에 대해 매사를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상대를 적으로 보는 태도라고 지적하며 저의 이준석 대표에 대한 평가가 바뀐 데 대해서도 비판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논리로 상대를 적으로 보는 태도는 민주당의 전매특허라고 온 국민이 알고 있는데 내로남불을 넘어 덮어씌우기까지 하시니 황당하다. 저는 이준석 대표의 변화를 지지했고 지금도 이준석 대표가 걸어 다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건은 우리당이 추구해온 철학과 달리, 표로 접근하고 대응해서 비판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원 지사는 “우리 편이니까 무슨 잘못을 해도 계속 편드는 것이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겠나? 송영길 대표에게 부탁드린다. 더 이상 이준석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를 압박하지 말라. 소상공인에게 두텁게 지원하되,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 모두에게 지원하자는 그럴듯한 말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라. 이번 합의를 여야 협치의 시작을 알리는 결단이라고 칭찬했다는 국민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말하신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80% 지원할 바에야 선별 논란이 있으니 100% 지원하여 소고기 사 먹게 하자는 논리는, 코로나 영업제한 조치로 생존의 기로에 선 소상공인의 상실감을 크게 할 뿐이다. 20,30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낸 추경재원으로 마스크 쓰고 방역에 협조하느라 고생했다는 명분을 삼아 일반 국민에게 선심 쓸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의 생존 자금으로 집중 지원하자. 4차 대유행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돈을 비축해 놓자. 우리 국민의힘은 잠시 흔들린 자세를 가다듬고 단결한다. 아픈 만큼 성장을 거듭한다고 믿는다. 나랏돈 아끼는 꼰대 보수 소리를 듣더라도 20,30세대의 등골을 빼먹으며 불필요한 빚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송 대표는 원 지사가 13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여야 합의를 발표했다가 번복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당 대표는 공격보다 위험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자 “원희룡 지사는 우리 두 사람의 합의를 두고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상에, ‘관심법’도 이런 관심법이 없다. 원 지사는 이준석 대표가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서야 ‘비웃는다’고 말하기 힘들다. 16대 국회에 저와 같이 초선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해서 20년 넘게 정치를 해왔으니 말이다. 이런 태도, 매사에 경쟁상대를 ‘적(敵)’으로 취급하는 이런 시각이 참 불편하다. 영락없는 진영논리이기 때문”이라 비판한 바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