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부산울산경남본부장
롯데가 최근 울산 복합환승센터를 착공했다. 고속철도(KTX) 울산역 앞 7만5000여 m²에 282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KTX 울산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환승시설을 갖추는 이 센터는 울산 도시기반의 핵심 시설로 꼽히고 있다. 송철호 시장이 기공식에서 “울산 서부권 개발의 기폭제이자 도시 발전의 핵심사업”이라고 정의를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롯데가 이 땅을 매입한 것은 2015년 6월. 울산시는 2018년 5월까지 실시계획 승인,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를 일사천리로 마무리해줬다.
롯데가 추진 중인 울산 강동리조트도 비슷하다. 2007년 2월 착공했다가 공정 30%에서 중단한 이 리조트 공사를 롯데는 14년째 미루며 수익성 높은 시설을 배치하려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유통재벌인 신세계도 마찬가지. 2013년 울산 중구 울산혁신도시 내 상업용지 2만4000m²를 사들인 신세계는 2016년 2월 이곳에 백화점을 짓겠다며 울산 중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7년 착공해 2019년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경기 침체로 착공을 미루던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연면적 33만 m²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하지만 거짓이었다. 신세계 차정호 대표는 지난달 송철호 시장과 박태완 중구청장을 만나 49층 규모의 ‘복합라이프스타일센터’를 2027년까지 짓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언해온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이 아닌 지상 3∼49층에는 1440실의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것이다. 쇼핑몰을 갖춘 상업시설은 지하 1층∼지상 2층에만 배치한다는 것이다. 상업시설은 전체 연면적의 10%에 불과하다.
한국의 양대 유통재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울산에서 벌이는 행태는 시민 편익보다는 기업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사꾼 근성’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재락·부산울산경남본부장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