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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깨고 수익 다변화 나선 대구지역 백화점

입력 | 2021-07-15 03:00:00

롯데百 상인점 '셀렉 다이닝' 개장
유명 맛집 옮겨와 젊은 층에 인기
롯데百 대구점, 골프연습장 조성
신세계百 대구점엔 '벤틀리' 입점



14일 대구 달서구 롯데백화점 상인점 지하 1층 셀렉 다이닝에서 고객들이 주문한 인기 메뉴인 계란이불김밥과 통등심 더블 돈까스김밥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제공


“여기 백화점이 맞나요?”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사는 김지혜 씨(35·여)는 최근 롯데백화점 상인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올해 초 부산 해운대를 여행할 때 30분 이상 기다려 맛을 봤던 계란이불김밥을 봤기 때문이다. 겉면을 계란말이 형태로 두툼히 감싼 것이 특징인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해운대구 좌동 전통시장의 명물로 꼽힌다. 김 씨는 “전국구 유명 식당이 체인점 형태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골목 맛집이 생긴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백화점이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은 최근 지하 1층 식품관을 새로 단장해 390m² 규모의 ‘셀렉 다이닝’을 조성했다. 전국 각지의 유명 맛집으로 알려진 점포를 백화점 식당가로 옮겨와 다양한 메뉴를 한 공간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백화점은 셀렉 다이닝을 기획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전국 각지의 유명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는 이른바 ‘맛집 도장깨기’ 문화에 주목했다. 류혜경 롯데백화점 식음료 바이어는 “담당 직원들이 직접 주말마다 전국의 골목 맛집을 돌아다니며 수요를 조사하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은 계란이불김밥을 판매하는 ‘재마니김밥’과 한식당 ‘고기담다’, 일식 도시락 전문 ‘찬합’ 등 3곳으로 셀렉 다이닝을 구성했다. 고기담다는 고객이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어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찬합은 백화점 주변에 중고교가 몰려 있고 직장인 부부가 많아서인지 개장 직후부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셀렉 다이닝 소상공인과 상생도 하고 있다. 입점할 때 업주의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와 싱크대 식기세척기 등을 지원했다. 보통 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하려면 인테리어 비용 등 평균 3000만 원이 들지만 셀렉 다이닝은 최대 80%까지 아낄 수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난달 중순 6층에 1300m² 규모의 실내 골프연습장을 조성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LPGA) 공인 시뮬레이터를 갖췄고 프로골퍼의 체계적인 레슨 프로그램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같은 달 지하 2층에는 대형 서점 브랜드인 영풍문고가 새로운 형태로 입점했다. 판매 위주의 기존 백화점 서점과는 달리 보유 서적이 4만여 권에 달하고 고객 쉼터와 독서 테이블, 키즈존 등을 갖췄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4월 명품 브랜드 1층 코너에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벤틀리 매장을 열었다. 백화점에 정식으로 입점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롤렉스와 태그호이어 등 고가의 시계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시승 및 구매가 진행되는 일대일 프라이빗 매장이다.

이 백화점에는 최근 대형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인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도 문을 열었다. 창호와 주방 바닥재 벽지 문 등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인테리어 쇼핑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오픈 기념으로 다음 달까지 구매 계약한 고객에게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