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안양면의 한 주택 창고. 유기견인 어미개가 창고 구석에서 새끼들에게 돌아가며 젖을 물리고 있다. 어미 개가 새끼를 낳은 건 1주일 전이다. 출산을 앞두고 장맛비를 피할 곳을 찾아 인적이 드문 이곳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장흥군 동물보호소 관계자는 “장마철에는 유기견이 비를 피해 창고나 축사에서 새끼를 낳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 80대 할머니는 혼자 새끼 8마리를 낳은 어미개를 보고 기특하다는 생각에 끼니 때마다 밥, 물을 가져다 줬다.
하지만 출산 후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개가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다가오면 날카롭게 짖으며 새끼들 주변에서 항상 머물렀다. 마음이 불안해진 할머니는 안타깝기는 했지만 12일 소방서에 연락해 유기견 구조를 요청했다.
전남소방본부 유기견 구조건수도 2018년 2897건, 2019년 3965건, 지난해 3832건, 올 6월까지 1718건에 달한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들개로 변한 유기견이 시골 주민을 위협하거나 농작물 등에 피해를 입혀 포획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흥=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