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D―8]올림픽 출전 사격대표팀 15명, 종목특성상 ‘정신무장’ 중요해 각자 특이한 멘털 관리법 지녀 사격황제 진종오는 “비오면 불안”
“아침에 화장을 해요.”
도쿄 올림픽 사격 여자 대표팀 김보미(23·IBK기업은행)는 중요한 경기 당일에는 늘 거울을 들여다본다.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외모에 자신감이 생겨야 당당하게 총을 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김보미는 “경기 직전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모습을 반복해서 떠올려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 사격 선수는 총 15명이다. 사격이 장시간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인 만큼, 올림피언들이 정신력 무장을 위해 만든 생활습관도 독특하고 다양하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1위로 도쿄행 티켓을 따낸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도 경기 전 기도를 많이 한다. 그의 이름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가 직접 지어줬다. 김모세는 출애굽(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해방돼 나온 일)의 영웅이었던 모세처럼 “역경을 딛고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곤 한다.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올림픽 사대에 오르는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경기 당일 비가 오는 걸 싫어한다. 일종의 징크스다. 진종오는 “비가 오는 것을 (내가)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그저 받아들인다”면서도 “긴장을 풀기 위해 ‘연습과 같이 경기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올림픽에서 메달 6개(금 4개, 은 2개)를 수집한 진종오가 도쿄에 가면 일기예보부터 챙길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