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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이 장르문학의 새로운 성장동력될 것”

입력 | 2021-07-15 03:00:00

요다 출판사, 비평 시리즈 선보여
판타지-로맨스물 등 총 30권 예정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인플루엔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 최근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작품들은 모두 공상과학(SF) 혹은 판타지 소설이다. 이제 장르문학은 독자들 사이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순수문학 중심의 문단에서 장르문학은 평론가들로부터도 한동안 외면당했다.

장르문학계에 새로운 비평의 무대가 열리고 있다. 요다 출판사는 이달 장르문학 비평선 ‘해시태그 장르 비평선’ 시리즈 2권(사진)을 선보였다. 총 30권으로 예정된 이 시리즈는 SF, 로맨스, 게임, 슈퍼히어로 등 장르문학 소재들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장르문학 비평팀 텍스트릿(Textreet) 소속 연구자들이 필진으로 나선다. 이 중 이달 출간된 2권을 각각 집필한 이융희, 김효진 씨는 판타지 소설과 SF 콘텐츠를 오랜 기간 연구해 왔다.

1권 ‘#판타지 #게임 #역사’에서는 판타지 소설의 하위 범주로도 잘 다뤄지지 않은 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를 살핀다. 게임 판타지 소설 분야의 대표작 ‘달빛조각사’, 인기 웹소설 ‘칼의 목소리가 보여’와 ‘전지적 독자 시점’을 통해 1990년대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시작된 이 분야의 계보와 흐름을 분석한다.

2권 ‘#SF #페미니즘 #그녀들의이야기’에서는 현재 한국 SF 콘텐츠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다룬다. 상상의 폭이 넓어 가부장제 해체와 모계사회, 평등사회 건설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SF와 페미니즘의 만남은 필연이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대표적인 SF 페미니즘 소설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언들’, 조애나 러스의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 등의 작품을 다룬다.

장르문학 작품을 활발히 펴내고 있는 요다는 이번 비평지가 순문학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극복하고 장르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다를 운영하는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순문학의 성장 동력은 작품이 비평을 낳고 이 비평이 다시 창작가들을 키워내는 선순환 구조였다. 장르문학계에서도 이런 순환 구조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