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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업체, 환경 파괴 논란에 원전-신재생에 손 뻗쳐

입력 | 2021-07-15 14:42:00

비트코인 채굴 熱에 ‘온천’이 된 뉴욕 호수미국 뉴욕주 세네카 호숫가에 있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높이 솟은 공장 굴뚝 너머로 호수가 보인다. 미 NBC방송 캡처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막대한 환경 파괴가 생긴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채굴업자들이 그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과 청정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얻으려면 고성능 컴퓨터 여러 대를 오랫동안 돌려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전기가 소모된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원전 스타트업인 오클로 사는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컴퍼스마이닝에 20년 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오클로는 소형 원자로를 통한 전력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소형 원자로를 사용하면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많은 에너지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제이컵 드윗 오클로 최고경영자(CEO)는 “청정에너지 생산에 있어 비트코인은 엄청난 시장 기회”라고 했다. 오클로 측은 컴퍼스마이닝에 초기 단계에는 최소 15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핵폐기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오클로의 소형 원전 계획은 미 원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원전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클로 측은 지난해 규제당국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심사에는 최대 3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정에너지 생산업체인 ‘에너지 하버’도 최근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스탠더드 파워’에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을 제공하기로 했다. 파트너십은 올해 말부터 5년 간 이어질 계획이다.

최근 미국 뉴욕주에 있는 한 호수가 비트코인 채굴 때문에 마치 온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환경 파괴 논란이 일었다. 수천 대에 이르는 컴퓨터가 매일 돌아가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 나타난 현상으로 주민들은 이 업체 공장을 찾아가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당국에서도 얼마 전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면서 전 세계 채굴업자들은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린 상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