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다음주로 예정됐던 대선 경선 TV토론을 취소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국회의원과 국회 직원들에 대한 코로나19 전수조사로 인해 다음주 두 차례 예정돼 있던 TV토론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원인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전수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외활동에 불가피한 변경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토론회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다만 경선 일정 변경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선관위는 전날 회의에서 오는 19일과 22일 TV토론을 열기로 결정했다.
하루 만에 바뀐 당 선관위 측 결정을 둘러싸고 일부 주자들 사이에선 반발도 이어졌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 방역 때문에 TV토론을 활성화하자’던 당초 결정이 뒤집힌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관위원장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특히 설 의원은 “지난 선관위 회의에서 특정 후보 캠프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들며 TV토론 일정 연기를 주장했는데 이 때문인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는 16일 선관위로부터 각 후보 진영 입장을 보고받은 뒤 추후 경선 연기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그 동안 경선연기 불가론을 고수해 온 송영길 대표도 전날 김경수 경남지사 장인상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판단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예비경선(컷오프) 전 경선 연기론이 불거졌을 때 연기를 강하게 반대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선회했다. 이 지사 측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정감사 시작 전에는 후보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일정을 기존 9월 초보다 2, 3주 정도 늦추는 것까지는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추 전 장관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지금은 국민의 생명 안전에 정치권이 협조해야 될 때”라며 “정보를 가진 당에 판단을 맡겼고 그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