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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차 추경 과감히 날치기 해줘야”

입력 | 2021-07-15 17:33:00


여권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간의 공방이 달아오르고 있다. 예비경선(컷오프) 과정에서 이 전 대표 등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은 이 지사는 “부당한 공격에는 반격하겠다”며 태세 전환을 선언했고, 최근 지지율 상승세인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따라 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 지지율 격차 줄어들며 공방 가열


이 지사는 15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가) 안보문제에 있어서 남북관계, 한반도문제는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매우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지사는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점 등을 현 정부의 업적으로 꼽으며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의 최대 지지 기반인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향한 ‘러브콜’이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문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부은 것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고 했다.

또 이 지사는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도 다시 시작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이 지사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법안은 과감하게 날치기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채를 안갚으면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발언에 대해서는 “GDP(국내총생산) 0.1% 불과한 2조 원이, 선진국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준다는 말인가. 잠자던 강아지가 박장대소할 말씀”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런 이 지사의 태세 전환은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2036명을 대상으로 12, 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는 26.4%, 이 전 대표는 15.6%를 각각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서 두 사람의 격차는 14.8% 포인트였지만, 2주 사이에 10.8% 포인트로 좁혀진 것.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숫자를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호전되고 있다는 것은 실감한다”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든 상가에서든 만나는 분들의 반응이 따뜻해졌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서로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네거티브 공격은 안 하는 게 좋다”며 “(상대 후보의) 부당한 공격이 이어지면 반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도 “검증은 필요하지만 네거티브는 당내 경선에서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약점 드러나” vs “마타도어 자중해라”

두 주자의 신경전은 캠프 차원의 전투로 옮겨가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여러 차례 토론에서 이 지사의 약점, 문제점이 확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 관련 논란과 ‘형수 욕설’ 논란을 이 지사의 약점으로 지적하며 “기본적인 자질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 측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비경선 내내 가짜정보가 난무하고 악의적 공격이 있었는데 각종 마타도어는 이제 자중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이 전 대표 캠프를 겨냥해 “모 후보 측을 보면 굉장히 이 지사의 발언을 왜곡하며 악의적 공격을 하는 게 너무 많다”며 “후보의 가족까지 얘기하는데 (이 지사가) 정정당당하게 대응하고 반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