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 정부 “8월까지 3500만회분 도입” 도입시기 8월중순이후 몰려… 백신접종 속도내기 어려울 듯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은 7월에 800만 회분, 8월에 2700만 회분, 9월에 4200만 회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방대본은 3분기(7∼9월) 20∼50대 일반인 접종에 충분한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신 도입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7월 백신 도입 계획은 약 1000만 회분이다. 하지만 15일까지 도입된 건 288만 회분(28.8%)에 불과하다. 특히 예약 대란과 접종 연기 사태를 빚은 모더나는 7월 계획의 30% 수준만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모더나는 주별로 공급량이 정해지는데, 거의 공급 직전 물량을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전망도 밝지 않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8월 1, 2주 차 물량보다 3, 4주 차 물량이 2배가량 많다. 8월 중순까진 접종률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이틀 확진 1600명대… “거리두기 단계 낮추면 8월말 2000명”
백신접종 속도내기 역부족특히 50대 일반인이 맞는 모더나는 8월 국내 위탁생산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공급에 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모더나가 한국 지사가 없어서 화이자보다는 공급의 안정성과 상호 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40대 일반인이 주로 맞게 될 화이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물량이 문제다. 화이자는 7월에만 약 213만 회분이 공급됐고, 8월까지 약 2000만 회분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급량이 8월 중순 이후에 집중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40대 이하 접종은 대부분 9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방역 대책은 거리 두기뿐이다. 25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 ‘4단계 플러스알파(+α)’의 연장 필요성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이유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4단계를 시행하며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성급한 결정이 자칫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유행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600명. 전날(1615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이날도 수도권에선 크고 작은 감염이 이어졌다. 서울 관악구의 한 사우나에선 4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11일 직원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용자 등으로 확산됐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466명으로 지난해 2, 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29.1%로 일주일 만에 2배로 증가했다. 강원 강릉시는 17일 0시부터 별도의 해제 시까지 거리 두기를 3단계로 상향한다. 2단계 적용 이틀 만이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서울 여의도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35곳에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특별방역기간을 31일까지로 정하고 오후 6시 이후 법인카드 사용 자제까지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2주 안에 방역을 완화할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줬다가는 4차 유행의 고통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 완화 기조로 섣불리 전환했다가 4차 대유행을 자초했는데, 또 “2주만 고생하자”거나 “마지막 위기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낼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또다시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이번엔 중환자마저 폭증해 의료체계가 견디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