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운용 중인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공군 제공) 2020.7.23/뉴스1
16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와 군 당국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재 문무대왕함이 머무르고 있는 지역 인접국가로 의료 인력과 코로나19 방역·치료장비 등을 실은 수송기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전 주재한 참모회의에서 문무대왕함 내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보고받은 뒤 Δ공중급유수송기를 급파해 방역·의료 인력과 방역·치료 장비 및 물품을 최대한 신속히 투입하고 Δ현지 치료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자를 신속히 국내로 후송하라고 지시했다.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엔 현재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0여명이 타고 있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를 운항하는 우리 선박 등에 대한 보호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다.
문무대왕함은 올 2월 초 아덴만 지역으로 출항했으며, 약 반년 간의 임무수행 뒤 내달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함내 장병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함선과 부대원들의 조기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밀폐된 공간이 많고 함선 내 모든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연결돼 있는 군함 특성상 아직 기침·발열 등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장병들 중에서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해군 제공) 2016.8.18/뉴스1 © News1 추연화 기자
그러나 “현지 의료여건이 열악한 데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상도 충분치 않다”는 인접국 주재 공관 보고에 따라 우리 정부는 장병 전원을 귀국시키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해당국 정부와의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무대왕함 장병들에 대한 의료 및 귀국 지원엔 공군이 운용하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은 “협의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에라도 수송기가 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병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데 필요한 절차상 문제 등이 남아 있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른 소식통은 “국내 이송과정에서 확진 장병과 비확진 장병과 분리하는 방안 등 세부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며 “일단 장병들에 대한 PCR 결과가 나와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현재까지 함내 장병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6명이며, 그 외 80여명이 경증 수준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부대원 전원에 대한 PCR을 위해 인접국 보건당국에서 우리 시간으로 16일 0시쯤 검체를 채취해갔다”며 “아직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군 당국은 앞으로 1~2일 내에 PCR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청해부대원들의 조기 복귀 준비와 더불어 ‘문무대왕함’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과거 이 함선을 운용한 경험이 있는 장병들을 중심으로 대체 인원을 편성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