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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도 ‘5인 금지’ 통일…“더 빨랐어야, 풍선효과 줄일 것”

입력 | 2021-07-16 10:59:00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쫓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2021.7.13/뉴스1 © News1


정부가 16일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비수도권에도 사적모인 인원을 4명까지 제한하는 방안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의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이같은 방안을 요청한 배경에는 자칫 손을 놓고 있다가는 코로나19가 전국적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4차 유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셌으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실시와 진단검사 증가로 폭증세는 멈춘 상태다. 그러나 비수도권에서의 확진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당장 전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지난 1일 85%를 넘기며 정점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부터는 비수도권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25%다. 전날 29.4%에 비해 4.4%포인트(p)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며 절대적인 수치도 늘었다.

한편에서는 기존에 정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과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미 비수도권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필요 조건을 갖춘 상태다.

수치를 살펴보면 전국 지역 발생은 1주 일평균 1337명으로, 이틀째 1300명대를 기록했다. 또 6일 연속으로 1000명 선을 넘어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주평균 1000명 이상 3일 연속)를 충족하는 상황이다. 실보다는 득이 크다는 의미다.

앞선 경험을 비춰봐도 이번 조치는 더 서둘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매번 대유행 때마다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후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시작된 탓이다. 지난 3차 유행 당시에도 광화문 집회에서 시작된 감염 고리가 전국으로 퍼져 확산세를 줄이는 데 적지 않은 애를 먹었다.

김 총리의 발언대로 비수도권 광역지방단체가 사적모임 제한을 단일화할 경우 지역마다 상이했던 것의 혼선을 줄이고 풍선효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현재 수도권이 거리두기 4단계인 상황에서, 비수도권의 경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4명, 6명, 8명 등 지역마다 달라서 국민들께 혼선을 줄 수 있다”며 원정 사적모임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수도권을 피해 비수도권으로의 사적모임은 전국적 확산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에서 확산세가 거센 곳은 여행지인 제주를 제쳐 놓고라도 수도권에서 거리가 가까운 대전과 충남이기 때문이다. 이 두 곳은 최근 진단검사 양성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곳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거리두기에 따른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고. 단계 차이 때문에 풍선효과뿐 아니라 비수도권 자체에서 확진자 늘어나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시기라고 본다”며 “서둘러서 빨리 시행하면 시행할수록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이날 비수도권에도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자고 요청하자마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더 이상 원정 술자리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게시글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늦었다며 더 빨리 시행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짧고 굵게 끝내는 것이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전국 동일 단계엔 “소상공인 생존권 걸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아울러 유행 때마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확산세가 결국에는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만큼 전국적으로 동일한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방역은 강화되면 될수록 전파 고리를 끊겠지만 서민들의 생존권 등 현실적인 이유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능하면 같이 올리면 좋지만 정부는 소상공인을 생각해서 짧고 굵게 가는 방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는 백신을 많이 접종해 중증을 예방하면서 방역과 함께 가는 쪽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도 “그렇게 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 모임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는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