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일본 출장에 나섰다. 미국 방문은 올해에만 3번째다. 급속히 변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와 체육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용기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올해 4월과 6월 각각 미국 서부, 동부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 상황과 로봇, 자율주행 사업을 점검한데 이어 세 번째다. 현지에서 일주일가량 머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연구개발(R&D) 임직원과 만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자율주행과 관련해 수조 원대의 투자를 결정하고,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미국 정재계와의 접촉을 늘리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적 교류가 단절되며 R&D를 구체화하려던 계획은 주춤한 상태였다.
정 회장은 23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도 방문한다. 대한양궁협회 회장 자격으로 24일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리는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대표팀을 격려한다. 이날 경기는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기대되는 자리로 꼽힌다. 도요타자동차, 에네오스(ENEOS) 등 일본 자동차 및 에너지 업계가 올림픽 시설을 중심으로 수소, 자율주행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정 회장이 일본에서 경쟁사들의 기술들을 직접 확인할지도 주목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