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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박정희,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 日 언론 인터뷰

입력 | 2021-07-16 13:57: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에 대해 “젊은 세대가 전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놓고 한일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선 “서로 양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경하는 정치인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16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냉각된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에 “나는 1985년생으로 (보수 정권 아래에서 군이 학생과 시민을 무력 탄압했던)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해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한일 관계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는 전향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이 교착 상태라고 진단하고서 그는 “언젠가 한일 정치 지도자가 결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보다 나은 교섭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사이에 많은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피해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되겠느냐”고 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어 “외교 관계에서는 쌍방이 100%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일 양국도 국내 압박을 느끼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하는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 양국의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2002년 한일이 공동 주최한 월드컵 때 양국이 협력에 성공했다.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올림픽을 축하하고 최대한 지원할 의사를 보여주면 일본 측도 역사 문제에서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일본에 관심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한일 교류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개최된 포럼에서 일본 정치가들과 교류한 적이 있다. (오사카 등) 간사이 지방을 여행한 경우도 있다”며 “단기적인 이익을 쫓는 게 아니라 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존경하는 정치인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한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 후 독재자의 길을 간 것은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있다”며 “나를 정계에 발탁한 이는 (그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수감을 보고서 새로운 보수정치를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985년생으로 40세가 되지 않아 아직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 장래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 직무에 성공하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가장 나서고 싶은 것은 국제관계 공부다. 일본이나 미국의 정치가와 교류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선거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고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고 어디에 가더라도 환영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가 잘 안 보일 것이다. 그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더욱 명확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당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쪽에서 재촉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결단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서양식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민주주의에 관해 긍정적으로 배운 것은 (정치 체제가) 다른 나라를 이끌게 됐더라도 어딘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 교육,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남한에 대한 비교 우위가 없다. 흡수통일 되는 것을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김 위원장의 생각을 추정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