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공식적인 전장(戰場)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장외 난타전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TV토론회를 취소하는 등 후속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6명의 주자들은 연일 날선 발언으로 경쟁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예비경선이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 구도였지만, 본경선은 6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대혼전 양상”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적통’은 왕세자 정할 때 하는 이야기”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을 방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해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이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부터 다른 주자들을 번갈아가며 조준했다. 이 지사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민주당 적통’ 발언에 대해 “적통은 왕세자 정할 때 나온 얘기로 현대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어 “민주당 당원은 누구든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 국민주권주의와 당원 중심 정당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씀들은 안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가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삼은 것에 대해서는 “20년 전쯤 공직자가 아닐 때 음주운전을 한 건 팩트이고 100% 잘못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 지지율 변동에 대해서는 “깊이 신경을 안쓰려고 한다. ‘진인사대천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잘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전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날치기’ 필요성을 주장했던 이 지사는 “표현이 거북할 수 있지만 사안에 따라 민생 관련 시급한 건 강행처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라며 “품격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 전선 확장 나선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주자 정책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 견제에 들어갔다. 앞서 이 전 대표를 ‘0점 대표’라 했던 추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도 “당 대표로서 개혁을 뒷받침하는 ‘똘똘한 법’ 하나가 참 아쉬웠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는) 한국 민주화와 궤를 같이한 민주당의 험난한 역사를 비춰봤을 때 험난한 들판에서 성장하고 발전해온 분이 아니다”라고세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