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6명의 승조원이 코로나19 확진으로 판정 난 이후 청해부대 34진은 15일 밤 12시경 함정 내 별도 공간에 격리 중인 유증상자 80여 명을 비롯해 전체 승조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를 실시했다고 군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늦어도) 17일 새벽에는 추가 확진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내부적으로 승조원 가운데 상당수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3월 현지에 도착한 청해부대 34진은 애초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35진(충무공이순신함)과 현지에서 임무를 교대할 계획이었지만 파병 4개월 간 백신 접종도 없이 ‘방역 무방비’로 있다가 코로나19에 노출돼 작전 공백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승조원 절반 이상 감염됐을 수도
군 안팎에선 석달전 함정내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의 교훈에도 군 지휘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해 청해부대 장병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앞서 4월 해군상륙함인 ‘고준봉함’은 작전 이동 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전체 승조원 84명 가운데 3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고 긴급 복귀했다. 함정 내부가 코로나19 감염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
하지만 군 지휘부는 이후로도 청해부대의 감염 대책에 사살상 손을 놓았다는 비판이 많다. 청해부대 34진은 2월 초 백신도 맞지 못한 채 출항했고, 3월 아덴만 현지 도착 이후로도 코로나 감염 전까지 백신 접종 없이 파병 임무를 수행했다. 다른 파병부대들은 출발 전 접종을 끝냈거나 유엔 등의 협조로 현지에서 백신을 맞은 것과 비교하면 방역 조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은 청해부대 34진이 군 의료진 등 필수 인력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3월 이전에 출항했고, 먼 바다에서 임무 여건상 백신 부작용(아나필락시스 등) 발생 시 대처가 제한되는 점, 함정 내 백신 보관 기준 충족 제약 등으로 현지 접종이 곤란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함정 내 집단감염의 위험성과 인명 피해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기항지의 유엔이나 현지 미군 등의 협조를 얻어 백신을 조기에 접종했어야 했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군 소식통은 “고준봉함의 집단감염 이후 군 일각에서 청해부대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백신 접종 등 실질적 대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중간 기착 거쳐 목적지까지 꼬박 하루 걸릴 듯
청해부대 철수에 투입되는 수송기 2대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낸 의료·방역인력과 함정을 복귀시킬 귀환 지원 병력 등 150여 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각종 방역·의료물품도 대거 적재된다. 또 군은 확진자와 유증상자 상태가 악화될 경우 별도의 전문의료장비를 갖춘 항공기를 추가 투입해 긴급 후송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수송기는 이륙 후 10여 시간을 비행한 뒤 제3국에 한 차례 기착해 급유를 받고 재이륙해 목적지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청해진함이 있는) 현지 공항에 도착하려면 꼬박 하루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