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거 힘든’ 라벨 페트병 음료 9종류… 코카콜라·풀무원·농심 “개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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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오전 서울 이마트 공덕점에서 판매하는 음료 중 이지탭이나 절취선이 없는 라벨 제품을 찾아봤다. 그 결과 환타, 커피빈 아메리카노, 오란씨, 파워오투, 아임리얼, 에비앙, 코카콜라, 아임유어, 스프라이트(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총 9개 제품이 라벨에 이지탭이나 절취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중식 기자]
경기 일산서구에 사는 정채은(31) 씨 역시 음료수를 살 때마다 이지탭 유무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정씨는 “페트병 라벨을 떼고 분리배출을 하게 한 지 벌써 반년이 다 됐는데, 왜 업체들은 여전히 개선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몫이 된 친환경 실천
투명 페트병은 겉에 붙은 라벨을 떼고 이물질을 제거한 후 병을 압축해 별도의 분리수거함에 버리고, 유색 페트병은 일반 플라스틱으로 분류해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음료업계에 무라벨, 이지탭 라벨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 라벨 방식을 고수하는 업체가 적잖다. 계도기간이 종료된 지 보름이 넘은 지금까지 칼이나 가위로도 라벨을 떼어내기 힘든 제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7월 13일 오전 서울 이마트 공덕점을 방문해 투명 페트병 음료 중 라벨에 이지탭이나 절취선이 없는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 찾아봤다. 투명 페트병에 담긴 음료는 총 83종. 그중 라벨에 이지탭이나 절취선이 없는 제품은 코카콜라사의 환타·코카콜라·스프라이트, 풀무원의 아임유어 시리즈·아임리얼 시리즈, 농심 파워오투, 동아오츠카 오란씨 1.5L, 롯데칠성음료 에비앙, 서울우유 커피빈 아메리카노 등 총 9종으로 10.8%에 해당했다. 각 업체 관계자에게 지금까지 라벨을 개선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6개 업체 모두 이구동성으로 “환경에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다만, 그 시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답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업체들이 라벨을 아직까지 교체하지 못한 데는 제조공정이 원인일 수 있다. 탄산음료의 경우 라벨을 붙인 상태에서 탄산을 주입하는데, 이 때 라벨이 떨어질 수 있어 잘 떨어지는 라벨로 교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친환경 실천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라벨의 접착 면적을 최소화하거나 라벨 끝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잘 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98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