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음주 파문 악재 속 대표팀 첫 훈련
소집 첫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의 첫 마디는 “기분 좋게 시작해야 하는데 야구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였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장을 던진 김경문호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닻을 올렸다.
야구대표팀은 17일 오후 2시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총 24명의 최종 엔트리 중 뒤늦게 발탁된 오승환(삼성)을 제외한 23명이 참가했다.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코로나19로 민감한 시기 속 원정 숙소에서 음주를 벌인 것이 드러나면서 프로야구계는 팬들의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는 방역 수칙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팀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최종 엔트리에 뽑혔던 내야수 박민우(NC)와 투수 한현희(키움)가 음주 사건에 연루돼 모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훈련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 감독은 “야구 선배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곱씹은 뒤 “첫 연습을 시작하는 만큼 준비를 잘해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을 위해 모인 선수들도 싸늘한 팬심을 잘 알고 있다. 코칭스태프들은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외에서의 올바른 생활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또 “많이 무겁다. 많은 응원도 좀 해달라. 지금 조금 힘들지만 더욱 마음을 모아서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좋은 결과를 내 국민들의 실망감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보탰다.
김 감독은 박민우와 한현희의 대체자로 신인 김진욱(롯데)과 베테랑 오승환(삼성)을 낙점했다. 두 선수가 실력을 갖춘 것은 분명하지만, 처음 엔트리 발표 당시 유력 후보군이 아니었기에 의외의 선택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진욱은 미래를, 오승환은 당장을 위해 뽑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 좌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김진욱은 선발로 성적이 안 좋았지만 중간에서는 내용이 좋다고 봤다”면서 “한국 야구에 왼손 투수가 없다고 자꾸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이의리와 김진욱 같은 좋은 선수를 빨리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반기 빼어난 성적을 내고도 탈락한 강재민과 정은원(이상 한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내가 봐도 강재민과 정은원이 좋은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는 김 감독은 “빠진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얻었는데 언급하는 것은 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목표를 묻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당연히 금메달”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이스라엘과의 1차전(29일)과 미국과의 2차전(31일) 승리로 초반 분위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감독은 “이스라엘전이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첫 경기를 잘 풀고 미국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1~2차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전력분석차 출국했던) 최일언 코치가 오늘 도착하니 곧 1,2차전 선발 투수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