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헬스장. ‘헬스장 문화’가 많이 보급된 외국에서는 한국 헬스장 음악 속도 규제를 둘러싼 논란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BBC뉴스
△“The restrictions are bureaucratic, as if those who devised them had never worked out at a gym.”
뉴욕타임스는 “이 규제를 만든 행정당국 사람들은 헬스장에서 운동해본 적이 없는 듯하다”고 합니다. 탁상행정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죠. ‘운동하다’는 ‘work out’ 또는 ‘exercise’라고 합니다. 많은 한국인들의 입에 밴 ‘홈트’ ‘트레이닝복’처럼 ‘트레이닝’이라는 단어는 ‘운동하다’ 의미로는 쓰지 않습니다. 헬스클럽은 “짐(gym)”이라고 해야 외국인들은 알아듣죠.
로이터통신은 한국인들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불만스러워서 손을 번쩍 들어 올린다”고 합니다. 너무 답답해 포기할 지경일 때 어깨를 으쓱하며 양손을 하늘을 향해 들어올리는(throw up hands) 제스처를 취합니다. 운동 중 마스크 착용, 입장 전 발열 체크 등의 규제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규제가 생겼으니 열이 받친다는 의미겠죠.
△“At exactly 120bpm, Irene Cara‘s Flashdance What a Feeling is a good option for law-abiding Koreans. But at 122bpm, Bob Marley’s Is This Love is out.”
영국 가디언지는 이 규제에 해당되는 팝송 사례를 들며 “아이린 카라의 곡 ‘플래시댄스’는 정확하게 120bpm이라 법을 준수하는 한국인들에게 괜찮고, 그보다 한 템포 빠른 122bpm의 밥 말리의 ‘이즈 디스 러브’라는 곡은 안 된다”고 합니다. ‘Law-abiding’은 ‘법을 잘 지키는’ ‘준법정신이 투철한’의 뜻입니다. ‘Law-abiding Koreans’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의 눈에는 다양한 고강도 규제들을 묵묵히 따르는 한국인들이 신기한 듯합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