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이 압수한 필로폰 1kg.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주택가 원룸에서 마약류 필로폰 1kg를 직접 만든 뒤 유통을 시도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필로폰 1kg은 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불법 유통 가격 기준 33억 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A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올해 4월부터 경북 구미의 한 주택가 원룸에서 필로폰 1kg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처방전 없이 약국 등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 중 특정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5층짜리 원룸 꼭대기 층 2세대를 모두 빌린 후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는 환기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마약 제조범들은 인적이 드문 은밀한 장소를 선택했지만, 이번에 검거된 A 씨는 도심 주택 밀집지역에서 제조를 시도했다”며 “외곽에 공장 등을 빌리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도심 원룸을 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시스(부산경찰청 제공)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 동료 재소자로부터 제조법을 배웠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알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 범행은 필로폰을 불법 유통하기 위해 부산으로 갔다가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외에서 마약 밀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에서 마약류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많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월엔 서울 종로 한 호텔 방안에서 중국인 마약 제조기술자 등이 필로폰 3.6kg을 제조하다 검거됐다. 2018년 경남 거제에선 30대 남성이 필로폰을 만들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경찰은 지속적으로 제조 및 공급사범 중심으로 단속 활동을 전개해 마약류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