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망조” vs “다양성 존중하는 태도” 의견분분
최종 후보에 오른 ‘임신한 남성’(빨간 옷)과 임신한 사람(초록색 옷)’ 이미지. 이모지피티아
애플 운영체제(iOS) 등에 새롭게 들어갈 이모티콘 최종 후보에 ‘임신한 남성’ 이미지가 포함돼 뜨거운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모티콘 등 컴퓨터상의 통일된 문자 코드를 개발·관리하는 단체인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이날 ‘세계 이모티콘의 날’을 맞아 새로운 이모티콘 후보들을 공개했다.
이중 단연 눈에 띈 이모티콘은 ‘배가 불룩 나온 남성’이었다. 이모티콘 검색 사이트 이모지피디아(Emojipedia)의 설명에는 콧수염이 있고 빨간 옷을 입은 이는 ‘Pregnant Man(임신한 남성)’, 초록색 옷을 입은 이는 ‘Pregnant Person(임신한 사람)’이라고 명시됐다.
누리꾼들 “세상에 망조가…” vs “다양성 존중하는 태도”
해당 이모티콘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트위터에서는 “남성이 어떻게 임신을 하냐”, “내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 망조가 들었다”, “임신은 여성만 가능한 거다”, “아이를 임신한 게 아닌 맥주를 많이 마셔 배가 나온 남성” 등의 비판적인 글들로 도배됐다.
다만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태도”, “싫으면 쓰지 마라”, “빨리 이모티콘을 써보고 싶다” 등 해당 이모티콘을 기대와 함께 옹호하는 의견도 보였다.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어난 가운데 해당 이모티콘은 각 이모티콘에 대한 의겸 수렴을 거친 뒤 오는 9월에 최종 확정된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러한 애플의 이모티콘 관련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2월 애플이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 iOS 8.3에 추가할 예정인 새로운 이모티콘 중 일부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5년 2월 애플이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 iOS 8.3에 추가할 예정인 새로운 이모티콘 중 인종차별 논란 일으킨 이미지. 이모지피티아
당시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애플의 새 이모티콘 중 동양인의 노란 얼굴빛을 표현한 이모티콘 등 일부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이모티콘 제작 컨소시엄인 유니코드(Unicode) 측은 해당 이모티콘이 황인종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