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갔던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주무기를 되찾은 류현진(34)도 토론토 입단 후 첫 완봉승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류현진은 19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안방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텍사스 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5-0 완봉승을 거뒀다.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해부터 더블헤더 경기는 두 경기 모두 7회까지만 진행한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7이닝만 던지고도 완봉승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류현진의 시즌 전적은 9승 5패가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56에서 3.32로 내려왔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건 이번이 MLB 진출 이후 세 번째다.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완봉승을 8차례 기록한 뒤 태평양을 건넌 류현진은 LA 다저스 입단 첫 해였던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MLB 데뷔 후 첫 완봉승 기록을 남겼다. 이어 다저스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 5월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세 차례 완봉승을 모두 안방 경기에서 기록한 것도 특징이다.
류현진이 MLB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했던 2019년에는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190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이 경기 전까지 0.260까지 오르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헛스윙 유도율도 2019년 29.6%에서 이번 시즌 18.5%로 떨어진 상태였다. 류현진은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속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 한다. 오늘은 그 부분이 잘 이뤄졌다”면서 “불펜 피칭을 하면서 팔 각도가 떨어졌다고 느껴서 세워서 던지려고 노력했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세일런필드에서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하는 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차원에서 닫혀 있던 미국-캐나다 국경이 열리면서 토론토가 31일부터 원래 안방 구장인 토론토 로저스 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 한 번도 로저스 센터에서 등판한 적이 없는 류현진은 “너무 기대되고 흥분된다”면서 “토론토 팬 앞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계속 좋은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