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34진이 승선한 문무대왕함과 동급인 충무공이순신함 침실. 밀폐된 공간에 여러 침대가 붙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서 어제 기준으로 확진자가 총 247명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승조원 301명 가운데 82%가 감염된 것으로, 함장과 부함장을 비롯해 장교 상당수도 확진됐다고 한다. 감염으로 정상적인 작전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돼 버린 것이다.
피해가 이렇게 커진 데는 청해부대 장병들이 출항한 지 5개월이 넘도록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방치했던 탓이 크다. 군은 함정 특성상 백신의 보관이나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대처가 부실할 수 있어 접종을 미뤘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예비군까지 접종할 만큼 백신이 확보됐으면 군 수송기를 띄워 백신을 보내거나 주둔국의 협조를 받아 기항지에서 접종을 하는 등 가능한 접종 방안을 강구했어야 했다.
석 달 전 해군상륙함인 고준봉함에서 38명이 확진된 적도 있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밀폐된 함정) 장병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말뿐이었다.
청해부대 승조원들은 군 수송기를 타고 이르면 오늘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감염병으로 파병 인원 전원이 조기 귀국하는 것은 우리 군 역사에 뼈아픈 오점이 될 것이다. 군은 감염자 치료에 부족함이 없도록 나서는 것과 동시에 성역 없는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통해 군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