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사 수술 로봇 ‘마코’
의사 출신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로봇 수술이 어느 정도까지 진화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를 이용해 수술을 해 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와! 인공무릎 관절수술, 이젠 로봇이 알아서 정교하게 깎아 주네요!”
로봇 수술이 얼마만큼 진화했는지 직접 체험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스트라이커사를 찾았다. 이곳엔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이하 마코 로봇) 시연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장이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 로봇 수술의 주 대상자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관절염으로 통칭하는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연골이 심하게 손상되는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다.
시장에 출시된 지 15년 된 마코 로봇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술 건수와 수많은 논문 등을 가진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전 세계 200여 건의 논문과 1000개 이상의 특허 및 특허출원, 50만 건 이상의 수술 케이스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는 유일하게 무릎부분치환술, 무릎전치환술, 엉덩이전치환술 등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의료진 전문성에 로봇 정확성 결합
마코 로봇은 반자동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집도의가 로봇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전에 환자 맞춤형 수술을 설계해 둔다. 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가 직접 로봇의 팔을 잡고 주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로봇의 도움으로 최소한의 절삭 부위를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가 직접 손으로 하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환자들의 회복이 빠르고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일반 수술에 비해 하루 이상 빨리 보행할 수 있다. 수술 회복시간 역시 11시간 단축된 바 있다.
필요한 부위만 절삭… 수술 오차 최소화
수술이 시작되면 마코 로봇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다리 움직임을 포착한다. 근육, 인대 등을 파악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실시간 결과 값을 수집해서 분석한다. 과거에는 집도의가 ‘감’으로 파악한 정보들을 이제는 수치화해 확인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확인한 수술 의사는 사전 계획을 유연하게 반영해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환자에게 필요한 범위만 절삭이 가능한 ‘햅틱 존(Haptic Zone)’이 설계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다른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환자의 필요한 부위만 절삭이 가능하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엉뚱한 곳을 절삭하려고 로봇 팔을 위치시키자 마코 로봇은 더 이상 수술이 진행되지 않도록 강제 ‘올 스톱’에 나섰다.
적은 통증·빠른 회복·최소 출혈 결과 보여
마코 로봇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계획에 반영한다. 정밀한 절삭으로 절삭 범위에 맞는 인공관절 크기와 위치를 의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환자 맞춤형 수술은 환자가 더 적은 통증으로,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필요한 절삭을 예방한 정확한 수술 과정은 환자의 출혈량을 줄이게 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수혈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다. 출혈량을 줄이는 것은 고령자를 비롯해 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만성질환자 등 감염 및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
마코 로봇은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영국, 독일 등 전 세계 29개국에 진출해 있다. 미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NYU),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형외과 전문병인인 HSS병원 등 유수 의료기관에 1000대 이상의 마코 로봇 기기가 도입돼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