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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력해 3050 마음 보듬겠다” 청장년층 맞춤형 자살예방 사업

입력 | 2021-07-21 03:00:00

한국외식협회와 MOU 통해
자율방범대 만들어 예방활동
온라인 우울검사 QR코드 비치
무인정신건강검진기 설치도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보건복지부가 최근 전국 지자체 대상 자살예방사업 공모를 한 결과 지자체 8곳이 선정됐다. 그중 한 곳인 충남 금산군 최영규 부군수는 “금산군 자살자가 제로(0)가 되는 날까지 자살예방 사업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캡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예방사업을 펼쳐서 자살자 제로 금산군을 만들겠습니다.”

충남 금산군은 최근 생명존중을 위한 자살예방 사업을 펼치는 대표적인 곳이다. 5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자살예방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8개의 지자체가 선정됐다.

그중 한 곳으로 선정된 금산군 최영규 부군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이 점점 심각해지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자살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군수는“우리 금산군에서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을 분석해본 결과 30∼50대가 70%를 차지했다. 30∼50대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연령층인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으로 예방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삼오오(30∼50대) 마음위로 희망위로’라는 사업명으로 자율방범대를 만들어 한국외식업협회 금산지부와 MOU 등을 통해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금산군은 마음나눔가게를 선정해 온라인 우울검사 QR 코드를 비치해서 마음건강검사 및 온라인 우울검사를 시행한다. 고위험군이 발굴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 및 집중 관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에 무인정신건강검진기를 설치해서 손쉽게 우울증 등 정신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산군 외에도 지자체마다는 지역의 특성과 색깔에 맞는 자살 예방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 고양시는 취약계층 거주지역을 분석해 해당 지역 아파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엔 자살예방시설 설치, 특화 상담 및 심리지원키트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북 완주군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내 생명사랑분과를 통해 민관 협력기반을 마련하고, 음독자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인식개선교육, 정서지원 프로그램, 농약 안전보관함 설치 등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 계양구는 2022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내 생명존중 분과 신설을 목표로, 실무분과추진단 TF를 구성해 고위험군 사례관리를 위한 정례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주민의 정신건강 및 인식도 조사를 통한 지역맞춤형 위기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각 지자체는 5월부터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선정된 기관에 대해서는 국고지원과 함께 지역별 현황 및 사업계획에 대한 분석·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현장방문 컨설팅이 지원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은 “중앙 차원의 자살예방정책 가이드라인도 중요하지만 각 지자체의 사회, 문화,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해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단은 지자체 특성을 반영한 자살예방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실태분석, 현장방문 컨설팅, 우수 모형 개발·보급,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