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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러 항공기 발견…19명 목숨 구한 영웅 조종사

입력 | 2021-07-20 23:00:00

시베리아의 외딴 숲에 불시착, 승객 전원 생존
엔진에 문제 생기자, 베테랑 조종사 침착한 대응



추락 현장의 러시아 안토노프 An-28 항공기(왼쪽)와 조종사 아나토리 프라이코브(56). 시베리안 타임스 트위터


시베리아 톰스크 주 상공을 비행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진 러시아의 항공기가 발견된 가운데 탑승객 19명 목숨을 구한 항공기 조종사의 영웅담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대책부 현지 지부는 헬리콥터 2대가 출동해 수색한 결과 사라진 러시아 안토노프 An-28 항공기가 시베리아의 외딴 숲에서 발견됐고 승객 전원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유일하게 다리가 부러진 조종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부조종사와 탑승객들은 가벼운 상처나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는 “항공기는 착륙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속도를 낮추며 활공하고 있었다”라며 “착륙 후, 아무런 사상 없이 문을 열고 항공기를 떠났다”라고 조종사의 침착한 대응을 높이 세웠다.

항공기의 조종사인 아나토리 프라이코브(56)은 엔진에 문제가 생기자 바로 건물이나 주택이 없는 외딴 지역을 찾기 위해 낮은 속도로 활공했고 이윽고 시베리안 숲에 불시착했다. 조종사의 침착한 대응과 기지 덕분에 전원이 안전하게 탈출해 생존할 수 있었다.

추락 현장의 영상에는 항공기의 앞부분이 손상됐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손상되지 않았고 화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즈바킨 지역 주지사는 “우리 모두는 기적을 믿었고 조종사들의 전문성 덕분에 모두가 살아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비행 중 항공기의 두 엔진이 얼면서 갑자기 멈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시베리아 지역 항공편을 제공하는 작은 항공사 SiLA에 의해 운영된 것으로 해당 항공사는 사고 이후 토요일까지 An-28 항공기의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반면 약 2주 전 비슷한 기종인 안토노프 An-26 항공기는 러시아 극동의 외딴 캄차카 반도에서 추락해 탑승자 28명 전원이 사망한 바 있다. 또 톰스크 상공에서 실종된 같은 종류의 항공기 안토노프 An-28은 2012년 캄차카 숲에 추락해 10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당시 수사관은 두 조종사 모두 추락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고 전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